낙성대역 2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틀면 보이는 호프집 ‘카스타운’. 13년 동안 서울대생들과 함께 해 온 카스타운이 이번 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카스타운 사장 이광천 씨는 호프집 이전에도 부인과 함께 근처 동네 골목에서 약 2년간 장사를 했다. 그 후 2010년 이곳의 당구장을 인수해 카스타운을 개업한 뒤로 늘 서울대생으로 매장 대부분이 채워지곤 했다. 

 

이 씨는 함께 카스타운을 운영해 온 동료이자 부인인 故 김은주 씨를 지난달 갑작스럽게 떠나보냈다. 홀로 남은 이 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그간 건물주가 자영업자들에게 임의로 낮춰 줬던 임대료가 원상 복귀될 수 있다고 판단해, 큰 호프집를 혼자 운영하기엔 무리가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원래 부고 이후 바로 문을 닫으려 했지만, 찾아오는 많은 학생을 보며 미루다가 다른 가게의 계약이 성사되며 이번 달까지 영업을 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카스타운과 故 김 씨를 기억하는 만큼 이 씨에게도 학생들은 고마운 존재로 남아 있다. 

“손님의 약 80%가 서울대생이었고, 손님이 몰릴 때면 학생들이 서빙을 대신해 주기도 하며 영업을 도와줬어요.”

그 덕분에 지금까지 카스타운을 운영할 수 있었다며 이 씨는 그간의 시간을 회상했다.

호프집을 정리한 뒤 이 씨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1년째 지속해 온 장애인 보조 활동과 함께, 아들이 장사를 새로이 시작하려고 해서 자리를 잘 잡을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합니다.” 카스타운의 잠정적 영업 종료일은 오는 20일(수)이다. 이 씨는 “21일부터 24일까지는 장사 여부가 불확실해 만약 찾아온다면 영업 종료 전에 방문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업 종료까지 가게에 방문한 학생들에게 메뉴 한두 개씩이라도 덤으로 줄 생각이라며, 이것이 가게를 찾아준 이들에 대한 보답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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