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문화 | ‘SNU 도서관 옆 공공미술 학생 작품 공모전’ 대상 수상팀 ‘Team233’

지난해 진행된 ‘SNU 도서관 옆 공공미술 학생 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Reflection〉이 설치 완료됐다. (『대학신문』 2021년 11월 29일 자) 작품은 중앙도서관 관정관 6번 게이트와 기초교육원(61동) 사이에 설치됐다. 『대학신문』은 작품 기획부터 설치와 전시까지 직접 진행한‘Team233’의 박민정(조소과·18), 정민지(조소과·18), 정리나(조소과·18)씨를 만나 봤다.

▲〈Reflection〉을 설치 중인 ‘Team233’
▲〈Reflection〉을 설치 중인 ‘Team233’

 

Q. Team233이 모여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얼굴’이라는 공모전 주제와 작품은 어떤 관계가 있나?

팀원 모두 지금까지는 개인 작품을 위주로 작업을 해 왔는데,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 중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게 됐다. 공공미술이라는 큰 규모의 작업을 해 볼 수 있다는 점과 본부에서 지원금을 받고 설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학부생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Reflection〉은 참여자가 자신의 얼굴이 아닌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공간을 마련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다. 대다수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된 2022학년도 1학기에 설치된다는 상황과 공모전의 주제를 고려해 비대면과 대면 만남이 혼재된 동시대의 인간관계를 다룬 작품을 구상했다. 

 

Q. 〈Reflection〉의 구체적인 의미를 설명해 달라.

〈Reflection〉은 연못 속 자신의 모습에 취해 그 모습을 바라보다 연못에 빠져 죽었다는 나르시스의 신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자신의 방에만 고립돼 컴퓨터 화면만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모습이 나르시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모티브는 그대로지만, 구조물은 처음 구상과 많은 부분 바뀌어 설치됐다. 원래는 우물에 실제로 물을 채워 물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는 형태였지만, 현재는 거울을 천장과 바닥에 부착해 그에 반영(反映)된 모습을 확인하는 구조물로 바뀌었다. 카메라를 통해 화면에 나타난 타인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거울에 비친 타인의 모습과 유사한 것이다.

작품은 오랜 시간 지속된 비대면 만남 때문에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게 된 사람들이 다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도록 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 〈Reflection〉은 거울에 비친 모습과 벽돌 사이로 비친 모습을 매개로 삼아 타인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시공간이다. 

 

Q. 관정관 옆 공간에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이 이번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길 바라는가.

공공미술의 장르 특성을 고려해 설치 장소와 주요 감상층을 염두에 뒀고, 사람들의 참여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 노력했다. 도서관에 앉아 종일 무언가에 몰두해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구조물에 직접 참여해 주위를 환기하는 한편, 함께 관람하는 상대와도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작품은 회색빛 도서관 건물 사이에서 생동감을 부여하는 주황색의 벽돌로 구성돼 있다. 조형물이 관정관 외관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면서도, 바라봤을 때 주의가 환기되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참여하는 작품이므로 구조물을 안전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작업에 가장 많이 신경 썼다. 

일행과 각각 작품의 다른 입구를 통해 들어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를 보는 것을 권한다. 각자가 들어간 두 공간은 분리돼 있지만 거울을 매개로 이어진다. 한 사람이 위를 보고 다른 한 사람이 아래를 보는 것처럼, 서로 같은 거울 면을 보지 않더라도 거울에 비친 상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공공미술 작품은 바쁜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조형물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면 우리의 일상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 캠퍼스를 거닐다가 작품 〈Reflection〉을 보게 되면, 한 발짝 다가가 비일상적인 경험을 해 보며 새로운 영감을 얻으면 어떨까.

 

사진: 유예은 기자 eliza7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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