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사범대 학생회 「늘품」 서울시 교육감 후보 토크콘서트 ③ 조희연 후보자

(사진 제공: 조희연 후보자)
(사진 제공: 조희연 후보자)

지난 16일(월) 조희연 후보자가 참석한 사범대 학생회 「늘품」 주최의 서울시 교육감 후보 토크콘서트가 문화관(73동) 중강당에서 열렸다. 행사는 △후보자의 교육 철학과 비전 발표 △학부생 대표 패널과의 질의응답 △현장 질의 순으로 진행됐다.

Q. 자신의 교육과 정책 비전은?

A. 지난 10년은 다음 세 가지 부문에서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과정이었다. 일등주의 교육에서 학생 개개인이 존중받는 ‘오직 한 사람 교육’으로, 촌지가 일상화된 시대에서 청렴이 일상화된 시대로, 그리고 권위주의형 학교에서 민주주의적 학교로 변화가 이뤄졌다. 이런 변화를 기반으로 두 가지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첫째, 더욱 질 높은 공교육 시대를 열어야 한다. 사교육의 질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공교육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돌봄 △방과후학교 △급식 등 다방면에서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공존의 사회를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지금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다. 하지만 그만큼 확증 편향도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다양성을 보장하며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Q. 지난 8년 동안 교육감으로서 실행한 교육 정책을 자평한다면?

A.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비판이 존재한다. 임기 동안 성적에 따른 줄 세우기를 없애고자 그 제도적 형태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폐지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 문제에 대해 공교육이 철저히 책임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반성한다. 기초학력 문제 해결을 위해 자유학기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자유학기제를 시험 없이 노는 학기나 마음 편히 학원 가는 학기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자유학기제의 도입 취지였던 체험을 통한 진로 탐색은 유지하면서 중등교육 기초학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Q.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가 지적되는 등 교육감 선거에 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선거를 통해 당파성이 강화되기도 하지만, 교육감 직선제와 정치적 중립성이 반드시 상충하는 것은 아니다. 직선제 보완을 통해 당파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선거 비용 문제도 지적되나 우리나라는 선거 공영제 수준이 높아,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실제로 나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선거 비용의 95% 정도를 보전받은 바 있다. 

Q. 자사고·특목고(외고)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일반고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고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려면 일단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해야 한다. 자사고는 더 비싼 학비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불공평하며, 외고는 외국어 전문 교육이 다른 학교에까지 일반화돼 특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사고와 외고는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고교학점제가 실시되면 일반고의 자율성이 높아져 교육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고 △체육고 △예술고 등의 특목고는 남겨 두는 게 옳다.

Q. ‘서울런’* 사업을 평가하자면?

A. 기본적으로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교육은 보완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 그러나 ‘서울런’은 학생들에게 인터넷 사교육 업체 학원비를 대주는 사업이다. 현실적 장점이 있으나 공교육 강화라는 내 교육 철학과는 방향이 다른 사업이다. 

Q. 민주시민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민주시민교육을 폐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단계 앞서 나가 세계시민형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국경을 넘는 공감 능력이 있어야 우리가 만드는 문화 콘텐츠도 세계적 보편성을 가질 수 있다. 민주시민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교육은 옳게 사고할 수 있는 역량을 가르치는 것이지 일방적 사고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동의한다.

이외에도 조희연 후보는 △서울 시장과의 정책적 관계 △학교 운영 주체 △학급당 학생 수 등에 관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직을 꿈꾸는 분의 소명은 교육의 알파와 오메가”라며 “우리는 그들을 위한 최선의 교육 환경을 만들 책무가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런(Seoul Learn): 서울시가 초·중·고교 학생에게 온라인 교육 콘텐츠와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

*보이텔스바흐 합의: 보수와 진보 등으로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서독의 정치교육학자들이 협의해 만든 교육지침.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 금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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