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움, 예술의 원천
자유로움, 예술의 원천
  • 민병준 기자
  • 승인 2005.11.13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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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회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1905~1980)

철학, 문학,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를 결합하려 한 프랑스 사상가. 저서로 『구토』, 『상황』, 『변증법적 이성비판』 등이 있다. 


지난 10일(목) 인문대 교수회의실에서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사르트르-예술과 자유’를 주제로 미쉘 시카르(Michel Sicard) 교수(프랑스ㆍ파리 제1대학 철학과)가 강연했다. 시카르 교수는 사르트르 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화가 겸 시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1943년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를 발표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며 “인간은 미래를 향해 자신을 던지는 행위인 ‘투기(le projet)’를 통해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고 주장하며 인간은 선험적으로 결정된 본질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가치를 직접 만들어가야 하는 생성의 존재라고 했다. 따라서 사르트르 철학에서 인간의 ‘자유’는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절대적 가치다.

이번 강연은 사르트르 철학 전반에 대해서보다는 미학에 초점을 맞췄다. 유호식 교수(불어불문학과)는 “강연을 기획할 때부터 시카르 교수의 전공을 반영해 주제를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르 교수는 사르트르가 쓴 예술작품 관련 논고들을 분석하며 사르트르 미학을 정리했다. 그는 “사르트르가 존재론에서 인간은 ‘투기’를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한 것과 달리, 미학에서 예술가는 작품의 장르, 소재, 기법 등을 통해 자유로움을 표현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사르트르 미학의 핵심은 사물의 본래 형상을 추상화, 탈형상화하는 해체주의에 있다.따라서 사르트르는 미국 조각가 캘더(Calder), 초현실주의 미술가 쟈코메티(Giacometti) 등의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캘더의 모빌(mobile) 작품들을 ‘긴 꼬리를 멋있게 펼치고 있는 공작’, ‘상승 기류에 사로잡힌 거미줄’ 등 ‘물질과 생명의 중간 지젼에 있는 존재에 비유한다. 시카르 교수는 “사르트르는 캘더의 예술에 애매성을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사르트르는 쟈코메티가 그림 「보이지 않는 대상(L’objet invisible)」에서 기존 예술 작품들에 내재된 각종 기호를 해체하고 공허(空虛, le vide)감을 표현한 점을 극찬했다. 시카르 교수는 “인간은 기호가 만들어내는 본질로서의 신화가 아닌 공간과 물질에 속함으로써 실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후 질의ㆍ응답 시간에 노서경 강사(서양사학과)가 “사르트르가 말한 것처럼 인간이 자유를 고수해야 하는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라고 묻자 시카르 교수는 “예술의 원천인 상상력은 자유로움과 연결된다. 사회가 진보해 자유가 확대될수록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과 예술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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