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예찬 영등포구의원(정치외교학부·19)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이예찬 영등포구의원(정치외교학부·19)은 정치가 주민 자치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신길 6동과 대림 1·2·3동을 포함하는 영등포구 사선거구에서 당선된 이예찬 의원은 “의정 생활을 한다기보다, 인생의 한 과정에서 지역구와 함께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함께 살아가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예찬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나의 꿈을 향해 꾸준히 달려온 길

이예찬 의원은 고등학생 때부터 일찍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선거와 의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고 이에 매력을 느꼈다. 이 의원은 다양한 갈등을 나서서 해결하는 정치인의 역할이 과소평가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는 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대학 진학과 추후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 입학한 이 의원은 3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휴학을 한 후, 국회 인턴 비서 공개 채용에 지원해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실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토론회 자료를 제작하거나 국정감사와 법안 발의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배움을 얻었다. 또한 의원실에서 청년 의제를 담당해 2030세대의 여론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예찬 의원은 이런 경험을 발판 삼아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의 ‘전략기획본부’로 파견을 가게 됐다. 캠프에서 유일한 20대 남성이었던 이 의원은 여러 커뮤니티의 여론을 분석해 이를 콘텐츠 생산과 전략 기획에 반영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했을 때 회의에 들어갔었는데,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갈등을 인식하는 수준이 너무 처참하다는 것을 느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힘들기도 했지만 과분한 기회를 얻었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치인이 되기 위한 성장통

이예찬 의원은 정치에 입문한 이후 다양한 한계에 봉착했다. 그는 정치권의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 하에서 본인이 가진 아이디어가 충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이에 이 의원은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직접 봉사하고 평가받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그가 지방의회에 진출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지방자치가 주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내가 누려온 것이 모두 지방자치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라며 “지방의회 의원이 열심히 해야 동네가 바뀌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더라”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예찬 의원은 본인이 거주하는 대림동과 신길 6동 주민의 고충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선거 출마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처음 출마하는 선거였기에 이 의원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무조건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는 주민들을 한 번, 두 번, 세 번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서 그의 비전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 의원은 “지하철역에서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하고 상가나 아파트를 돌기도 했다”라며 “하루에 3시간씩 연설을 하니, 선거 직전에는 연설 내용을 대부분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반면 공보물을 통해 이예찬 의원을 이미 잘 알고 있던 주민들도 있었다. 이 의원은 “그런 분들께 질문이나 비판을 받는 과정도 상당히 재미있었다”라고 답했다. 기초의원 선거는 소위 ‘깜깜이 선거’나 ‘줄투표’라고 불리며 후보자보다는 정당에 더 많은 관심이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림동이나 신길동은 주민 자치나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젊은 세대인 자신을 유심히 본 것 같다는 것이 이 의원의 생각이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좋은 인상만 남긴 것은 아니었다. 이 의원은 “유의미한 비판 수준을 넘어선 악의적인 대응도 수없이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지하철역에서 인사를 하는 그에게 명함을 달라고 한 뒤 명함을 찢어 얼굴에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소한 일 하나에 스트레스 받으면 선거를 해낼 수 없다”라며 긴 여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는 이 의원에게서 강인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이예찬 의원은 “정치는 중요한 결정을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마주할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에 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는 국회 인턴 초기까지만 해도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국회 인턴 비서와 대선 캠프를 직접 경험하면서 나만의 기준에 따라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낙오될 수밖에 없는 경쟁 사회에서 정치인은 낙오된 사람까지도 책임져야만 한다는 소신에 따라 결정을 한다. 이 의원은 “지역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에서 보호받고 있고, 지역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를 향한 새로운 여정의 시작

기자는 그에게 청년 정치의 의미를 물었다. 이에 이예찬 의원은 “사회는 굉장히 빠르게 변하므로 2030세대가 겪는 일을 기성세대가 온전히 공감하고 해결할 수는 없다”라며 “정치에서도 세대교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라고 답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마주한 당사자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임기 동안 청년도 지역 문제에 관여할 수 있다는 확신과 기대를 갖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구의원 당선 소감을 묻자 이예찬 의원은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의 부담은 상당했던 당선 직후의 심정을 떠올렸다. 그는 “많은 응원을 받고 당선된 만큼, 내가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가득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동시에 젊은 친구들이 그 길을 이어갈 수 있도록 좋은 선례를 남겨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예찬 의원 역시 그 용기를 비슷한 경험이 있는 의원으로부터 얻었다. 28세의 나이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이 의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겸손’의 태도를 강조했다. 그래서 이 의원은 어린 나이 때문에 받는 비판을 반박하거나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어리면 사회 경험과 지혜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에 나이에서 비롯된 우려와 비판을 수용했다”라고 말했다. 이예찬 의원은 그런 비판에 자신의 학벌이나 패기를 내세우는 대신 다음과 같이 답했다. “어르신께서 걱정하고 계신 부분을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더 가르쳐주시고 조언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의원은 겸손한 태도가 짧은 시간 안에 지역구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 같다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비전은 혼자가 아닌 함께일 때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도전도 함께이기에 가능했다는 이 의원은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큰 빚을 졌다”라며 인터뷰 자리를 빌려 선거운동을 도와준 학교 선후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전문성보다는 참신함으로 새로운 시대 정신을 발굴하고 싶다”라며 “4년 후에는 젊은 친구 덕에 영등포구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동네가 많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마무리했다. 

 

이예찬 의원에게 정치란 부담이 되는 일이기 전에 제일 재미있고 행복한 일이다.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일에 대한 강한 의지와 확신을 보여줬다. 앞으로 대림동과 신길동을 더 좋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며 소통하겠다는 이 의원의 의정 활동을 응원한다.

 


사진: 유예은 기자 eliza721@snu.ac.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