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내식당, 개인이 수십년 동안 독점 운영
“개인ㆍ외부업체가 장기 독점해 식당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

한 개인이나 외부업체가 오랫동안 학생식당을 운영하고 있을 경우 대체로 식당의 만족도가 낮았다. 특히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경우 ‘식당 음식 차원’에서 교직원식당의 점수에 비해 학생식당의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 식당들은 ‘식당 음식 차원’의 점수가 낮아 학생식당 종합 만족도 순위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했다.

일부 교직원과 학생들은 평소 한 개인과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식당들에 대해 “장기간 학교와 계약을 맺어 식당 운영이 관성화돼 식당 질 개선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 학내 6개 식당, 한 개인과 친인척들이 장기간 운영

1992년 개장 이래 한 개인이 계속 운영해오고 있는 자하연식당 2층의 경우 ‘식당 음식 차원’, ‘시설 및 환경 차원’, ‘직원 및 담당자 차원’에서 자하연식당 3층과 큰 격차를 보였다. 자하연식당 3층은 ‘식당 음식 차원’ 세부 항목 중 ‘메뉴의 다양성’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식당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하연식당 2층은 ‘식당 음식 차원’의 모든 항목에 대한 점수가 학생식당 평균 점수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자하연식당 운영자는 1977년에 문을 연 교수회관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또 자하연식당 운영자의 부인, 형제 등 친인척들은 사대간이식당, 공대간이식당, 연건함춘ㆍ상아식당 등을 1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 이들이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총 6개로, 한 사람의 친인척이 교내식당을 장기 독점 운영 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 중 사대간이식당과 연건함춘식당은 학생식당 종합만족도 순위에서 각각 14위, 16위로 최하위권이다. 자하연식당 운영자는 1989년부터 3년 동안 관악사에서 식당 2곳도 운영한 적이 있으나 학생들이 “음식 맛이 없다”고 반발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내식당을 관리하는 한 관계자는 “전문 급식 업체는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하기 때문에 개인이 식당을 운영하는 것보다 식재료 사용 등에서 책임감이 크다”며 “개인이 교내식당을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동원홈푸드(주), 1997년부터 향후 20년 동안 동원관식당 운영

1997년 동원그룹은 동원생활관을 건립하고 이를 서울대에 기부했다. 당시 동원그룹은 서울대에 향후 20년 동안 동원관식당의 운영권을 약속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홈푸드(주)가 운영하고 있는 동원관식당은 전 항목에 걸쳐 2층 식당의 만족도가  3층 식당보다 현저히 떨어졌으며, 종합 만족도에서는 12.7점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식당 음식 차원’ 점수에서 동원관식당 2층은 17개 식당 중 16위(43.3점)로 저조했으나, 3층 교직원식당은 55점으로 ‘식당 음식 차원’ 교직원식당 평균점수(54점)보다 높았다. 동원관식당 2층은 전 항목에서 학생식당 평균점수보다 낮아, 종합 만족도에서도 식당 중 15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동원관식당 2층이 내부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주방장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혁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학생들은 그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엘지아워홈(주), 신공학관 2곳 식당 1996년부터 운영

엘지아워홈(주)은 1996년부터 제1공학관식당 1층ㆍ2층을, 2002년부터는 제2공학관식당, 1999년부터 연건기숙사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만족도 조사 결과 17개 학생식당 중 제1공학관식당 1층은 12위, 제2공학관식당은 17위를 기록했다. 제1공학관식당 2층의 종합 만족도 점수는 1층 학생식당보다 2.1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학생식당 순위에서는 총 7개 중 6위에 그쳤다. 이에 비해 연건기숙사식당은 학생식당 중 4위를 기록해 엘지아워홈(주)이 운영하는 타 식당과 큰 격차를 보였다. 연건기숙사 측은 학생들의 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올해 엘지아워홈(주)과 재계약을 맺었다.

관악 캠퍼스에서 엘지아워홈(주)이 운영하는 세 식당은 특히 ‘식당 음식 차원’ 점수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고,  이 결과가 종합 만족도 점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제2공학관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김진효씨(컴퓨터공학과ㆍ석사과정)는 “제1공학관과 제2공학관은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식당의 음식 맛이 없다고 느끼면서도 다른 식당을 이용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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