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대 만화동아리 '순간이동'

봄ㆍ가을 대동제 기간 동안 정문에 모자처럼 씌워져 있는 삼각플래카드를 눈여겨 본 적이 있는가?  이는 ‘순간이동’이 ‘축제하는 사람들’과 매학기 축제의 로고와 컨셉을 의논해 만든 작품이다.

‘순간이동(SG2D)’은 ‘Sensuous Graphic of 2 Dimensions(2차원의 감각적인 그래픽)’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만화, 일러스트 등 2D(광고ㆍ포스터 등 평면 디자인을 포괄하는 개념)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 실습하고 토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학기에는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문화인큐베이터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으며, 이번 축제 기간에는 일러스트 수첩과 열쇠를 판매하기도 했다. 순간이동 회장 차주영씨(디자인학부ㆍ04)는 “평균 2주에 한 번씩 인터넷 소설의 캐릭터를 일러스트하는 등 워크숍을 가지며, 개인 작품을 인터넷에 올리는 온라인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 MT에는 순간이동만의 독특함이 있다. 차주영씨는 “교내에서 진행되는 MT에서는 항상 도자기 공예에 사용하는 장작으로 불을 때서 고기를 구워먹고, 대형강의실에서 밤새 영화를 보기도 한다”며 “이번 학기에 갔던 우이동 MT는 4년 만에 학교 밖으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선씨(디자인학부ㆍ04)는 “디자인 학부에서는 드로잉(drawing) 실력이 중요한데,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순간이동 활동이 전공 공부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대에 전체적으로 강의실이 부족해 우리는 동아리방이 없는 상태”라며 “단과대 동아리에 대한 지원 체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대 이외의 단과대 학생들은 없지만 만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순간이동’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 인문대문학회

인문대문학회는 이어령 선생 등이 활동했던 동숭동 시절의 문리대문학회와는 다른 별개의 동아리로,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후인 1980년 생겼다. 문학회에 몸담고 있는 김한샘씨(철학과ㆍ98)는 “학생운동이 활발했던 80년대에는 문예운동의 일환으로 문학회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90년대 후반까지도 술자리에서 토론을 하다가 분위기가 격해져 언쟁이 벌어지곤 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문예비평가이자 철학자인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 『트랜스 크리틱(초월적 비평론)』에 대해 정기적으로 모여서 토론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하고 창작 작품이 나오면 모여서 토론회를 가지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로 활동하고 있다. 박희수씨(국어국문학과ㆍ04)는 “국어국문학과가 창작보다 연구에 집중하기 때문에 문학회는 문학을 함께 이야기하고 창작할 수 있는 대안 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요즘 세대들이 개성을 중시하는 탓에 동아리 창작활동에 있어서도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리 선배들 중에는 『미성년』의 저자 김연경 강사(노어노문학과) 등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한샘씨는 “문학을 하고 싶어 가입했지만 문학보다 문학회 사람들이 더 좋아졌던 것이 장점이자 단졈이라며 “신입생 시절 장터에서 술을 한 잔 하고 동아리방을 구경하러 들어왔다가 6년째 활동하고 있다”는 동아리 가입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한샘씨는 “문학회는 언제나 열려 있는 동아리”라며 “문학에 관심있는 많은 학우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 사범대 교육연구동아리, ‘들꽃은 스스로 자란다’

“들꽃, 스스로 잘 자라고 있지?”
종종 동아리 후배들을 찾아오는 선배들은 이렇게 묻는다. ‘들꽃은 스스로 자란다(들꽃)’ 회장 김민선씨(국어교육과ㆍ02)는 “앞으로 우리가 만나고 가르칠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가를 바란다는 뜻에서 지어진 동아리 이름이, 언제부터인지 동아리 회원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이름이 됐다”고 말한다.

들꽃은 교육학ㆍ교육정책 등 교육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함께 연구하는 학술동아리다. 지난 1학기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를 초청해 국ㆍ공립대 평준화, 교사론 등을 주제로 4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열었다. 김민선씨는 “예비교사로서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많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동아리”라며 “내가 생각하는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상담할 사람들을 얻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들꽃 회원들은 개별적으로 간디학교 등 대안학교를 방문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한다. 들꽃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은진씨(국어교육과ㆍ02)는 “주민들의 대안학교 설립 반대 시위를 교육에 대한 신념 하나로 이겨내는 대안학교 교사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들꽃 회원들은 학부를 졸업한 뒤에는 현장교사로서 조언을 해주는 등 들꽃 후배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선배들의 모임인 ‘두엄’의 회원이 된다. ‘두엄’ 선배들은 교육서적을 집필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요직을 맡는 등 교육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민선씨는 “무엇보다 동아리방이 아늑하다”며 “신입생들이 더욱 많이 참여해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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