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서울대 속 세계화 어디까지 왔나

■ 연재순서

1.인기 편차 심한 서울대
2.외국인 학생 여러분, 잘 살고 계신가요?
3.한국어·한국학 교육, 갈 길이 멀다

현재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은 약 790명(재외국민 제외). 이들의 국적은 약 50개국으로 다양한 편이지만 중국(370명)과 일본(73명), 몽골(26명), 러시아(24명) 등 인접국 학생들이 62.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지역의 경우 미국 학생이 유일하게 23명을 기록하고 있을 뿐, 44개 국가에서 20명을 넘기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 개발도상국-높은 인지도에 비해 홍보 부족

몽골이나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 서울대의 인지도는 꽤 높은 편이다. 중국에서 온 웨이 쩡씨(언론정보학과·04)는 “한류 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대는 중국 학생들이 유학오고 싶어하는 학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수밋 다스씨(전기공학과·05)도 “휴대전화 등으로 한국의 기술력이 잘 알려져 있어 서울대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올해부터 시작된 ‘우수 외국인 대학원생 유치 프로그램’에 대한 외국인 학생들의 관심도는 낮았다. 서울대는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총 59명의 학생을 모집해 등록금 면제와 생활비 지원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었으나, 37명 지원, 20명 선발이라는 저조한 결과를 얻었다.

이는 국가별로 특정대학을 지정해 지원기회를 제한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단과대학별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외협력본부는 내년부터 국가별 참여 대학을 확대하고 현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외협력본부 공병영 팀장은 “과거 서울대가 선진국의 도움을 받았듯 개발도상국과 교류를 확대해 서울대가 개발도상국에 맏형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선진국-교류협정 체결과 홍보 필요

개발도상국과 달리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서울대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어서 서울대로 오려는 학생이 적다. 대외협력본부 최재순 사무관은 “서울대에서 20명을 보내도 상대 대학에서는 2명도 지원하지 않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리사 위터씨(인문대 기초과정·03)는 “특별히 한국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상 미국 학생이 서울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스위스에서 온 사이먼 마이어씨(경영대·교환학생)도 “학생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대’라는 학교를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선진국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교류협정 확대와 홍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는 최근 미국 라이스대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프랑스 파리 제11대 등과 학생교류협정을 체결하고, 내년 초에는 정운찬 총장이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또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연계해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외국인 학생 유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리아드 알카심씨(화학공학과·02)는 “서울대에서 학위를 받은 후 귀국하면 사우디에 진출한 한국 석유회사에 채용되기로 결정돼 있다”며 “서울대에서 교육받은 후 취업이 보장된다면 많은 학생들이 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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