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수) 불법 촬영 및 스토킹 범죄 혐의로 고소당한 피의자가 역무원이었던 피해자를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두가 매일 지나치는 지하철역이자 본인의 일터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살해 당한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6일이 지난 뒤였지만 오전부터 추모 공간을 찾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았다. 추모 공간은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과 10번 출구에 마련돼 있다. 추모 공간에서 묵념하고 포스트잇에 추모의 글귀를 작성하는 시민들의 나이와 성별에는 제한이 없었다. 바삐 움직이던 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포스트잇을 읽는 청년이 있는가 하면, 준비한 추모품과 함께 고인을 추도하는 노인도 있었다.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법과 국가에 분노하는 글도 많이 보였다. 가져온 국화꽃을 추모 공간에 내려놓은 최서진 씨(26)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법 공부를 하고 있는데, 무력감을 많이 느낀다”라며 스토킹 범죄 처벌과 관련해 미비한 법 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일이 경시되지 않고 당연하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사건을 목도한 국민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재와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시는 이렇게 떠나보내는 사람이 없도록 안전한 사회로의 변화를 향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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