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 누수 피해 도서 복구 작업 진행돼

지난 15일(목) 중앙도서관 본관 지하 2층 연속 간행물 보존 서고 앞에서 누수 피해 도서 복구 작업 학생 자원봉사단의 봉사가 시작됐다. 복구 작업은 다음 달 14일까지 평일 오전 9시, 오후 1시 그리고 3시마다 2시간씩 진행된다. 지난달 내린 폭우로 인해 누수 피해를 입은 도서는 1868년부터 2000년대까지 출판된 국내외 학술지로 서울대에서만 소장 중인 도서 및 서울대 관련 자료 등 필수 보존 자료가 포함돼 있다. 현재 작업 인력이 부족해 봉사를 희망하는 학생은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도 해당 시간에 봉사 장소를 방문하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중앙도서관은 복구의 긴급성을 고려해 학생 자원봉사단을 모집했다.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운영과 권재철 행정관은 “피해 도서의 재질 특성상 습기를 빠르게 제거하지 못하면 영구적으로 복구가 불가능하다”라며 “내부 인력만으로는 복구 작업을 감당하기 역부족이었고, 용역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재원 부족 및 골든 타임 경과 문제가 우려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중앙도서관은 학생처 및 총학생회와 협의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총 150여 명의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 지원했으며 외국인 학생도 신청했다.

학생 자원봉사단은 어떤 일을 할까. 기자도 직접 봉사에 참여해 봤다. 우선, 가운과 장갑을 착용하고 책을 서가에서 꺼내 야외로 가지고 나온다. 이후 페이퍼 타월에 에탄올을 뿌려 도서 겉면의 습기와 오염 물질을 닦아낸다. 곰팡이나 먼지 등이 많은 경우에는 붓을 이용해 제거한다. 그다음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 번씩 펼쳐주는 포쇄*를 실시하면서 습기로 인해 달라붙거나 손상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한다. 곰팡이가 피거나 책장이 달라붙어 손상된 책은 따로 분류하고 정상 도서는 다시 서가에 꽂는다. 간단한 작업이지만 크고 두꺼운 책이 많고 오염 정도가 꽤 심해 쉽지만은 않았다. 심하게 손상된 책은 어떻게 복원될까. 권 행정관은 “아직까지 전문가 복원이 필요할 정도로 피해가 심한 책은 없지만 발견될 경우 고문헌자료실의 복원 전문가와 상의해 작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보람차다는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인 참여를 권했다. 김현명 씨(경영학과·21)는 “평소 도서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신청했다”라고 전했다. 몽골 유학생인 나란차츠랄 씨(언어교육원)는 “학교 홈페이지를 보고 거의 매일 자원봉사를 신청했다”라며 “한국에서 처음 하는 봉사인데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의 도서 복구에 도움이 돼 보람되고 좋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총 11번의 봉사 활동을 신청했다는 이수연 씨(식물생산과학부·18)는 “돈도 안 주는데 왜 하냐는 주변의 반응도 있었지만 중앙도서관에서 보낸 감사 문자를 보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낭비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다른 학생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중앙도서관은 감사를 표했다. 장덕진 중앙도서관장(사회학과)은 “이번 누수 피해 도서 복구를 위한 학생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서울대 정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라며 “참가 학생들의 인생에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명단을 영원히 보존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자원봉사자에게는 학교 차원의 활동 증명서가 발급되며 12시간 이상 참여한 학생에게는 교내 햄버거 쿠폰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보존 서고 피해는 평소 물이 차지 않는 중앙도서관 터널이 이례적으로 높은 강수량으로 인해 침수돼 아래층으로 누수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교내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인문대부터 중앙도서관까지 물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현재 누수가 발생한 시설은 보수 중이며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해 중앙도서관 터널 통로에 차수판을 설치해 관리할 예정이다. 

*포쇄(曝曬): 책에 바람을 쐐 습기를 제거함으로써 보존성을 높이는 작업.

사진: 안선제 수습기자 sunje10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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