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서현 교수와 함께 파헤치는 정문 광장의 모든 것

올해 4월 25일 착공한 정문 광장이 지난달 24일에 완공됐다. 서울대는 정문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4차선 도로가 있던 자리에 보행자를 위한 광장을 조성했다. 많은 학우의 관심 속 새롭게 조성된 광장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대학신문』이 정문 광장을 설계한 서현 교수(건축학과)와 함께 광장을 둘러보며 숨은 의미를 파헤쳐 봤다.

사진제공: 서울대 사진갤러리
사진제공: 서울대 사진갤러리

정문 광장 바닥의 중앙에는 거대한 서울대 정장(正章)이 새겨져 있고 이 주위로 월계수 잎이 밖으로 뻗어 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현 교수는 “서울대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개방돼 사회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형성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거대한 정장 위에는 ‘지식의 계단’이라 불리는 삼각형 모양의 수경 시설이 존재한다. 그는 “무기물이 퇴적돼 관악산을 이룬 것과 같이 지식이 퇴적돼 조성된 서울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며 “정문과 관악산의 경치를 모두 담을 수 있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는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녔던 5권의 책 『국가』, 『프린키피아』, 『훈민정음』, 『종의 기원』, 『논어』를 표현하고자 했다”라며 “구성원 사이에 이견이 있어 현재는 물만 담아 놓은 상태”라고 초기 제작 의도를 밝혔다.

뻗어 가는 월계수 잎을 따라가다 보면 ‘샤’ 조형물 앞에 위치한 석조 의자로 이어진다. ‘지식인 의자’로도 불리는 이 의자는 서울대 구성원이 될 사람을 초대하는 자리이자 서울대 구성원이 앉을 수 있는 모두의 자리다. 서현 교수는 “서울대가 누구나 기꺼이 대접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의자”라고 밝혔다. 그는 “의자 등받이가 중요한데, 고귀한 사람을 앉히기 위한 것”이라며 “저곳에 앉는다는 것은 대접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서 교수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양의 의자는 의자에 앉는 모든 사람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라고 언급했다.

서현 교수는 설계자가 뽑은 정문 광장 최고의 사진 명당으로 석조 의자를 언급하며 “사진이 잘 나오는 것을 넘어서 서울대를 찾아온 당신을 관대(款待)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와서 정문 사진을 찍는데 차량을 피하며 위험하게 찍는 것을 봤다”라며 “광장이 사진을 안전하게 찍을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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