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맞아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5일 오전 9시 기준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96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 5일(토)까지의 일주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전국에 분향소가 설치됐으며, 각종 행사와 방송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지난 1일 오전 10시경 찾은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애도를 표하는 국화꽃과 메모지가 가득했다. 메모지를 읽는 시민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는 시민도 종종 보였다. 한참을 무릎 꿇고 묵념하던 일본 국적의 노리코 씨(46)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한국을 좋아하게 돼 여기에 오려고 계획했었다”라며 “와서 보니 사건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된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같은 날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도 평일 낮이었지만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았다. 추모를 위해 인천에서 온 장진숙 씨(78)는 “젊은이들이 가는 게 너무나 애통하다”라고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안전에 무감각한지 모르겠다”라며 “사건 조사를 철저히 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토로했다.

3년 만에 마스크 없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소망은 악몽이 돼 돌아왔다. 이 악몽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며 전 국민이 서로를 위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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