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이음장학금 수기

SNU이음장학금은 학생들에게 해외 견문의 기회를 제공해 국제적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기부자의 후원으로 지원되는 장학금입니다. 『대학신문』은 이런 취지를 알리고자 장학생의 수기를 전합니다.


이동건(의예과·21)
이동건(의예과·21)

이번 여름, 저는 SNU이음장학생으로 선정돼 약 4주간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특히나 제 ‘첫’ 해외여행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꼭 해외여행을 가야겠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SNU이음장학금 덕에 제 로망이 실현됐습니다. 이번 여행은 제가 기대했던 여행보다 더욱 다채로운 경험이 가득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서울대 선배님을 만나 뵐 수 있었고 혼자서 무계획적인 여행 또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동문 선배님들, 그리고 함께 여행을 시작한 친구들과의 소중한 만남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 여행 첫날부터 약 10일간 LA에서 지냈는데 ‘서울대’라는 하나의 공통점만 가지고 만난 저희는 하나의 가족이 된 것 같았습니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영문 모르고 따라갔지만 너무 아름다웠던 헌팅턴비치, 해변 앞에서 브런치를 먹었던 말리부, 선배님들과 와인 시음을 함께 했던 솔뱅, 고흐의 그림보다는 야외 정원이 예뻤던 ‘게티 센터’, 영화 속 미국이 눈앞에 펼쳐졌던 산타모니카 등 함께한 예쁜 기억이 많이 떠오릅니다. 저는 LA 이후로 남은 시간을 혼자 보내야 했기에, LA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됐습니다. 가족같이 챙겨주셨던 동문 선배님들, 함께라서 외롭지 않았던 장학생 친구들에게 모두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 여행은 LA에서 출발해 라스베이거스를 거쳐 뉴욕에서 마무리됐습니다. LA에서 라스베이거스로 넘어가는 그 순간부터 저는 ‘홀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첫 해외여행을 혼자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설렘을 더 크게 가지고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남 눈치 보지 않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내가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홀로 여행은 흥미로웠습니다. 조명이 가득해 밤이 더욱 빛났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가는 곳곳 카지노로 가득했던 호텔 거리,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광활한 자연을 볼 수 있었던 그랜드캐니언, 관객과의 호흡으로 즉흥 연주가 진행됐던 뉴욕의 라이브 재즈 클럽, 화보에서만 보던 브루클린 브릿지 등 마치 저 혼자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MBTI 검사에서 99% ‘P’ 성향을 가진 저였기에 스릴 넘치는 순간도 여럿 있었습니다. 뉴욕에 가는 비행기는 ‘변경 불가’ 상태로 예약했지만, 뉴욕 도착 날 묵을 숙소가 없어 전날 급하게 공항 근처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던 일. 그마저 뉴욕에 도착하는 시간이 밤이었기에 숙소까지 23kg의 캐리어를 들고 버스와 걸음을 반복해 겨우 도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브루클린의 루나파크라는 놀이공원에 가서 스릴 최고 단계였던 놀이기구를 타자마자 멀미로 고생해 자유이용권을 내팽겨치고 숙소로 돌아와야만 했던 슬픈 기억도 남아있네요. 혼자였기에 그런 상황이 무섭기도 했지만 상황마다 순발력을 가지고 대처했기에 더욱 뿌듯한 여행 기억으로 남아있는 게 아닐까요? 앞으로 어떤 여행이어도 알차게 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저는 현재 의예과 2학년에 재학 중인데, 내년부터는 본과에 진학해 힘든 공부 속에 살아야합니다. 미국에서의 4주는 힘든 본과 생활을 버티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뜻깊은 여행의 기회를 지원해주신 동문 선배님, 그리고 기부자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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