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목) 오전 7시 30분경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관악구 문영여고 앞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응원전은 없었지만, 수험생들은 가족의 따뜻한 격려 속에 차분히 교실로 향했다. 몇몇 학부모들은 자녀를 들여보내고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한참을 교문 앞에 서 있었다.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급하게 뛰어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세 번째로 맞는 이번 수능은 전국 1,370여 곳의 수험장에서 치러졌다. 올해도 일반 수험생과 격리 대상 수험생의 고사장이 분리돼 진행됐다. 다만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에게도 별도 시험장으로 외출이 허용됐다는 점이 지난해와 달랐다.

수험생 김정윤 씨(19)는 “생각보다는 덜 긴장됐고 평가원 모의고사와 비슷한 느낌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1년 동안 수능만을 보고 달려왔는데 그 노력이 하루 만에 평가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큰 시험을 해낸 스스로가 대견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수능 필적 확인 문구인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라는 시구처럼, 힘든 시기 속 피어난 수험생의 간절한 꿈이 이제는 맑은 바람이 돼서 펼쳐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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