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 아트인사이트 박형주 대표

처음 듣는 제목의 영화 내용이 궁금해졌을 때, 포털 사이트에 관람 후기를 검색해 본 적이 있는가? 이처럼 타인의 리뷰와 기고문은 문화 예술을 소비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2013년에 시작된 문화 예술 온라인 플랫폼 ‘아트인사이트’(ART Insight)는 문화 예술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에디터의 기고문을 제공하며, 문화 예술 마케팅과 뉴스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난 5일(토), 아트인사이트 박형주 대표를 만나 플랫폼과 문화 예술 생태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제공: 박형주 대표
사진 제공: 박형주 대표

 

무한 확장이 가능한 예술 플랫폼을 만들다

박형주 대표는 스스로를 ‘문화 예술 애호가’로 소개했다. 박 대표는 “문화 애호에는 큰 기준이 없다”라며 “문화 예술을 좋아하고 즐긴다면, 거창한 기준 없이 누구든 문화 애호가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에게 아트인사이트는 수익성에 대한 욕심 없이 순전히 애정으로 기획된 온라인 플랫폼이었다. 대학교 수업에서 과제를 하다가, 시간이 남아 실행해 본 모델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누구나 문화 애호가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은 플랫폼이라는 형식을 통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아트인사이트에서는 해시태그와 키워드, 카테고리를 이용해 취향에 맞는 장르와 작품을 찾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런 방식은 평소 대중이 익숙하게 여기지 않았던 문화 예술 작품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을 창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평적인 구조를 중요시해 왔다고 말하며, 사람에 따라 그 확장의 방향이 결정되는 플랫폼은 무한하게 영역을 확장하는 문화 예술과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편식을 막는 ‘중심 관객’의 역할

박형주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문화 예술이 소비되는 형태를 ‘편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문화 예술의 소비자층은 시간적,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는 30~40대에 집중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앞으로 문화 예술의 소비자층이 될 20대가 문화 예술을 대하는 방식에 주목했다”라고 밝혔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수록 시간과 돈을 들일 용의가 적어지기 때문에, 20대에 접하지 못했던 문화 예술은 시간이 지나 여유가 생기더라도 향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그에 따르면 “문화 예술 편식의 가장 큰 이유는 해 보지 않아서”인 것이다. 그는 “우연찮게 문화 예술을 접할 기회를 얻었다면, 그리고 그 경험이 좋게 느껴졌다면 편식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아트인사이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더 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높은 접근성과 확산성을 지닌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형태를 사용한 것이다.

박 대표는 편식을 막기 위해서는 ‘중심 관객’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그는 식당을 선택할 때 인터넷 검색에 의존해 의사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예시로 들며 “문화 예술 분야에서 검색을 해도 작품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꽤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때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에디터가 문화 예술 작품을 소비하고 리뷰를 작성해 다른 사람들이 작품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면 정보의 제약이 해소된다. 박 대표는 정보를 생산하면서도 문화 예술을 소비하는 에디터를 ‘중심 관객’이라고 칭한다. 

에디터는 생산자의 예술 작품을 소비한 뒤 기고문을 작성하는 생산 활동을 한다. 기고는 문화 예술 작품을 보고 느낀 감상이나 생각해 볼 만한 의제를 자유롭게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고의 주제, 분야와 형식은 모두 자유다.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다채로움과 문화 다양성은 사람들이 원하는 글을 에디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작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만 그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글은 플랫폼에서 지양된다”라며 “단순히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선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콘텐츠는 용인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플랫폼으로 그리는 문화 예술의 미래

박 대표는 문화 예술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꼈다. 박 대표는 “예술성과 진실성을 지녀도 영세한 예술인이 아직 많다”라며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마케팅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예술인에게 대중의 관심과 수요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에 마케팅이 더욱 중요하다. 아트인사이트는 이들이 진행하지 못하는 마케팅을 대신하고자 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더라도 마케팅 없이는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예술인의 활동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이렇듯 그는 예술인의 입장을 이해해야만 찾을 수 있는 문제 의식을 플랫폼에 녹여냈다.

아트인사이트의 비전을 묻자, 그는 “정형화된 비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모든 사용자에게 획일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지양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콘텐츠는 의외로 빨리 잊히기에, 이를 기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콘텐츠는 그것을 향유한 사람들의 뇌리에는 남아 있겠지만, 그 기록이 없다면 언젠가는 사라지게 된다. 플랫폼으로 그 내용을 기록하고 결국 역사를 써내려가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온라인 플랫폼 아트인사이트는 문화 예술의 편식을 막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 왔다. 현장을 관찰하며 발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 박형주 대표의 시도에 힘입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경계를 뛰어넘고, 문화 예술을 제약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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