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애플리케이션으로 재테크하기

돈 한 푼이 아쉬운 팍팍한 시대다. 필요한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청년층은 소소한 벌이를 찾아 나섰다. 과연 앉은 자리에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오늘날 새로운 재테크 방법으로 떠오른 ‘앱테크’에 관해 알아보자.

 

앱테크 알아보기

앱테크란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돈을 버는 새로운 방법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두기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치형’과 노출된 광고를 클릭함으로써 포인트를 받는 ‘클릭형’을 비롯해 매우 다양한 유형의 앱테크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사용자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만보기형’이나 ‘설문조사형’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여러 미션을 수행해 모은 애플리케이션 내의 포인트는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모바일 교환권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 사이에서 앱테크는 소소한 용돈 벌이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은희 교수(인하대 소비자학과)는 “쇼핑 마일리지가 매우 느린 속도로 축적됨에도 소비자 대부분이 마일리지 적립을 거부하지 않는 것처럼, 소액일지라도 공돈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라며 “앱테크는 출퇴근할 때 간단한 활동만 수행하면 손쉽게 돈이 적립돼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서비스다”라고 설명했다. 앱테크를 통해 한 달 평균 20~4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고 밝힌 유튜버 ‘하늘고마’ 역시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것이 앱테크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잠깐 시간을 내기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친구 추천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더 큰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업이 앱테크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영애 교수(인천대 소비자학과)는 “앱테크는 쌍방향 의사소통 채널로 소비자와 기업 간의 소통을 가능케 한다”라며 “적립금 시스템에 재미를 느낀 소비자는 지속해서 앱을 이용함으로써 경계심을 낮추고 해당 앱을 신뢰하게 된다”라고 답했다. 즉, 적립금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활동성을 늘려 애플리케이션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은희 교수 역시 “기업 입장에서 앱테크는 소액의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소비자 개개인으로의 광고 도달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해봤다, 앱테크

기자는 대표적인 앱테크 애플리케이션으로 꼽히는 ‘캐시워크’(cashwalk)와 ‘토스’(toss), ‘오베이’(ovey)를 약 5일간 직접 사용해봤다. 캐시워크는 기본적으로 100걸음당 1캐시가 적립되는 만보기형 앱이지만, ‘돈 버는 퀴즈’나 ‘행운 캐시 룰렛’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추가 적립금을 지급한다. 종합 금융 서비스인 토스는 걸음 수를 기준으로 포인트를 제공하는 만보기 기능과 ‘행운퀴즈’ 등을 통해 보상을 지급한다. 오베이는 이용자가 오베이 자체 설문이나 오베이와 제휴한 기업의 설문에 응답할 경우 보상을 지급하는 설문조사형 애플리케이션이다. 

애플리케이션마다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도 달랐다. 우선 토스와 오베이는 애플리케이션 내 자체 상점에서 기프티콘·기프티쇼, 문화상품권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고, 현금화 역시 가능했다. 다만, 일정 금액 이상이 적립되면 현금 출금이 가능한 다른 두 앱과 달리, 캐시워크에서는 포인트로 구매한 기프티콘을 다시 판매하는 방법을 이용해야만 현금화가 가능했다. 또한 포인트가 현금으로 환산되는 비율은 약 50% 정도였다. 

기자는 5일간 캐시워크에서 509캐시, 토스에서는 만보기와 행운퀴즈를 통해 131포인트, 오베이에서는 첫 가입 혜택 500원을 포함한 1910원을 얻었으므로 총 2450원 가치의 적립금을 벌었다. 하루 평균 6000~7000걸음을 걷고 알림을 통해 공지되는 여러 퀴즈나 설문 조사에 참여한 결과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에 퀴즈나 설문이 꾸준히 올라왔음에도 기자가 나중에 참여하겠다는 핑계를 대며 미션 수행을 미룬 적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캐시워크의 경우 매일 자정 전까지 특정 버튼을 클릭해야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잊어버려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생각보다 꼼꼼하고 주기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서비스도 있어, 소비자가 들이는 시간만큼의 이윤이 돌아오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의 참여도를 기준으로 한 달간 약 3개 정도의 앱테크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커피 한 잔 정도의 소득은 충분히 얻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큰 수익을 원하는 것이 아니면서 미션에 충실히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앱테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용돈 벌이가 돼줄 것이다.

 

이 점은 주의하자

앱테크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앱테크 서비스는 가입 과정에서 기자에게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항목과 개인정보 제3자 제공 항목에 동의를 요구했다. 이영애 교수는 “앱테크는 일종의 재테크 수단이므로 가입 단계에서 이용자의 금융 정보나 신용 정보가 다른 서비스보다 직접적으로 요구된다”라며 “이 정보가 다른 보험 회사나 금융 회사로 유포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신중한 태도가 최선의 방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영애 교수는 “앱테크 사업 모델은 계속 다각화돼 즉각적인 소비자 보호 제도 마련이 어렵다”라며 “결국 소비자가 자기 검열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습관적으로 개인 정보 제공 항목에 동의하면 정보가 어디서 유출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라고 설명했으며 이은희 교수 또한 “개인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약관을 제대로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영애 교수는 “일반 소비자가 기업 측에서 제공한 개인 정보 약관만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관련 지식이 부족할 수 있으니 민감한 정보를 요구할 때는 꼼꼼히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앱테크 서비스는 금전적 보상으로 소비자의 경각심을 낮출 위험이 크다. 유튜버 ‘하늘고마’는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를 해야만 참여가 가능한 이벤트도 있어 소비자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신뢰가 보장된 사이트나 앱을 선택하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소액을 벌기 위해 시작한 앱테크가 도리어 더 큰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은희 교수는 “앱테크는 소비자가 광고를 보게끔 유도하기 때문에 이에 현혹돼 불필요한 소비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영애 교수는 “작은 수익을 올리겠다고 앱테크를 사용하다 정작 추가적인 데이터 요금을 지불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언급했다. 

 

유튜버 ‘하늘고마’는 “앱테크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앱테크를 통해 얻는 수익이 우리가 쏟는 시간과 정성에 비례하는지 그 무게를 신중히 저울질하는 단계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당신이 현명한 소비자라면, 한 푼 한 푼 아껴도 모자란 현대사회에서 앱테크는 쏠쏠한 용돈 벌이 수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삽화: 신윤서 기자

oo00ol@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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