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본부에서 발표한 이륜차 등록 및 통행 정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정책이란 주로 이륜차의 운행을 단속, 규제하는 내용들이다. 그동안 본부는 이륜차 문제를 인지하고 많은 조치를 취해 왔다. 그러나 현재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학교는 국내 대학들 중 이륜차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그러나 그런 사정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고려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적인 단속과 규제로 대응하는 것은 학생들의 통행권을 박탈함으로써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식당과 셔틀버스 등의 제반 시설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학생들이 왜 이륜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학교 안에서 이륜차의 필요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무조건적인 단속과 규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륜차는 매우 편리하다. 교내의 불편한 교통 때문에 얼마 되지 않는 거리를 가기 위해 30~40분 동안 셔틀버스를 기다리거나 이에 지쳐 할 수 없이 시내버스를 이용한 경험, 부족한 셔틀 버스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지각한 경험들이 이륜차를 타게 만드는 원인들일 것이다. 이륜차는 마치 칼과도 같다. 잘못 이용될 경우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다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하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칼의 안전한 사용법을 알려주고, 나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이다.

현재 캠퍼스 내의 이륜차 문제 중 대표적인 문제인 소음문제와 안전사고 문제 모두 운전자들의 무지와 의식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이다. 무턱대고 단속을 심화하고 통행을 금지하기보다는 캠퍼스를 이용하는 우리들의 자발적인 속도 줄이기, 소음내지 않기, 보호 장비 착용하기 등의 캠페인과 본부 주도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계도가 필요하다. 이륜차 이용자들 역시 학교 캠퍼스를 이용하는 구성원 중의 하나이므로 효과가 있을 것임은 당연하다. 물론 교내에서 이윤을 추구하기위해 질주하는 배달 업소 이륜차에 대해서는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본부는 이륜차 문제를 이륜차 이용자들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문제의 근본 원인인 교내 식당 문제, 셔틀버스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상우 서울대 모터싸이클 동아리 회장 전기공학부·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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