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대면 과외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비대면 과외 수요가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교통비와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서울대를 비롯한 3개의 대학 출신만 선생님으로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온라인 과외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더불어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비대면 수업도 이제는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익숙해져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활용된다. 이처럼 비대면 과외나 수업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이 줄어든 현재에도 활성화돼 있다. 

그러나 비대면 과외나 수업을 할 때 겪는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장소 확보’다. 학교에 있는 도중에 비대면 활동을 해야 하거나 기숙사에 사는 학생에게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마땅한 개인 공간이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할 때도 있지만,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언제까지나 배려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필자와 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비대면 활동을 할 수 있는 몇 개의 장소를 상황에 따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첫째, 과방이나 건물 복도다. 어쩔 수 없이 소란스러운 과방에서 수업을 듣거나, 밤늦게 사람 없는 과방에서 과외를 하는 기숙사생들이 있다. 심지어 사회대 2층 복도는 의자가 불편하고 밤에는 대부분 불이 꺼져 있는데도 그곳에서 많이들 과외를 한다. 둘째, 중앙도서관 관정관 스터디룸이다. 과외를 해야 하거나 비대면 수업 중 발표를 해야 할 때, 방음이 잘 되는 스터디룸을 친구들의 학번을 빌려 예약하는 경우가 꽤 있다. 셋째, 기숙사 내부 세탁실 또는 취사실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기숙사 구관은 조용한 공간도 아니고 책상과 의자가 과외를 하기 불편한데도 이곳에서 과외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장소가 고정돼 있지 않고 그때그때 비대면 활동을 할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은 학생들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이런 문제를 겪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비대면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적절한 공간 지원이 시급하다. 단과대를 불문하고 학생들이 자주 찾는 관정관이나 각 기숙사 건물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방음이 되는 공용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매번 마땅한 장소를 찾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며, 편한 자리에서 눈치 보지 않고 과외 준비 및 수업 수강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으로 만든다면, 4명 이상 사용하는 것이 원칙인 관정관 스터디룸이 1명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 비효율적인 실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과외 수요가 높아졌고 수업도 상황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될 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대면 활동을 위한 공간은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

홍수민

심리학과ㆍ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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