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년 | 2022 서울대 연말 정산

3년 만의 전면 대면 수업, 캠퍼스가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혼란을 딛고 힘차게 시작한 2022년이지만, 여러 사건사고로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서울대의 일 년을 돌아봤다.

 

굿바이, 코로나19

지난 3월, 2019년 겨울학기 이후 처음으로 전면 대면 수업이 재개됐다. 대면 수업이 재개됨에 따라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중단된 각종 대면 행사도 다시 열렸다. 연초에는 새내기 맞이 행사가 대면으로 진행됐다. 8월 말에는 2년 6개월 만의 대규모 숙박형 행사 ‘코내기 제대로 놀이터’가 총학생회(총학) 「자정」의 기획으로 열렸다. 두 행사 모두 코로나19 확산의 우려 속에서 대면 행사 진행 경험이 없는 ‘코학번’들이 주축이 돼 어렵사리 준비한 행사였지만, 다행히 큰 탈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9월에는 자하연 일대에서 가을학기 동아리소개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대면 교류가 끊기며 신입 부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동아리들이 숨통을 틀 수 있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직후 9월 말 개최된 가을 축제에서는 여러 즐길 거리가 학내 곳곳을 채웠다. 특히 그룹 ‘위너’가 피날레를 장식한 폐막식 공연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학생들이 버들골을 가득 채우며 일상 회복의 목전에 선 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의 발길이 뜸해져 파리를 날리던 학내 식당들도 활기를 되찾았다. 점심시간마다 학내 식당 곳곳에는 식사를 기다리는 구성원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이 유지되던 동안 폐업하거나 휴점한 식당이 아직 모두 원상 복구되지 못하고, 생활협동조합 식당의 식대가 인상되며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학식 문제는 코로나19가 낳은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례 없는 전염병으로 서울대 구성원들은 너무나도 큰 희생을 치렀다. 코로나19 시기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 생활의 전반부를 대면 교류 없이 견뎌야 했고, 고학번 학생들은 취업과 사회 진출을 앞둔 시기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대면 수업이 재개된 올해 입학한 22학번 학생들도 정상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누릴 수 없었다. 교직원은 어떻게든 대학 교육과 행정을 이어나가기 위해 익숙치 않은 비대면 시스템과 씨름해야 했다. 수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서울대는 우리가 기억하던 대학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 5월 교내 ‘코로나19 관리위원회’가 ‘일상회복지원위원회’로 명칭을 바꾸며 캠퍼스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개별 확진자 동선 파악이 중단되고, 강의실 내 칸막이가 철거됐다. 지난해 봄 도입된 교내 코로나19 신속분자진단검사소는 이용객이 큰 폭으로 줄어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다.

 

반갑다, 총학생회

2019년 11월 총학 「내일」이 사퇴한 이래로 총학에 대한 실망감과 코로나19로 인한 저조한 관심 등이 겹치며 2년 5개월간 총학 선거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던 중 올해 4월 6차 재선거 끝에 드디어 선본 「자정」이 제62대 총학으로 당선됐다. 학생 복지와 권익 향상에 초점을 둔 공약을 바탕으로 당선된 「자정」은 많은 학생들의 기대를 모았다. 일부 공약은 이행이 완료됐으나, GPA 공약과 군 원격 강좌 확대 등 일부 공약은 기대에 비해 이행 정도가 미진해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총학생회칙 개정안이 발의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관련 기사

그럼에도 「자정」의 노력에 부응해 학생 사회는 제63대 총학으로 「정오」를 택했다. 지난달 말 제63대 총학 선거에서는 2018년 11월 이후 무려 4년 만에 경선이 성사됐고, 선거 결과 선본 「정오」가 당선됐다. 그러나 경선 구도와 10일간의 투표 기간이 무색하게 최종 실투표율이 50.96%를 기록, 2018년의 경선은 물론 단독 선본으로 진행된 직전 선거보다도 투표율이 낮았다. 코로나19 시기 파행 운영되던 학생 사회가 올해 제 모습을 되찾은 것은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 해를 보내며 총학이 학생들의 온전한 지지를 얻고 학생 사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냥 반갑지만은 않아, 조용할 날 없던 1년

코로나19에 작별인사를 준비하며 기대에 부푼 한 해였지만, 서울대의 2022년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1월 중순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919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인명 피해 없이 진화됐지만 919동에 거주하는 사생들은 임시 호실로 이동해야 했고, 화재 대응과 사후 대처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특히 2월 재입주를 앞두고 진행된 실내 공기질 측정 방식과 잔류 오염 물질에 대한 우려로 관악사 행정실과 학생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8월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관악캠퍼스가 최악의 수해를 입었다. 버들골 앞 도로가 붕괴되고, 인문대·사범대·공대 등 많은 단과대 건물이 침수됐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복구에 나선 덕분에 대부분의 건물이 개강 전까지 제 모습을 되찾았으나, 버들골 인근 도로와 일부 동은 아직도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한편 교원과 관련한 논란도 이어졌다.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2020년 기소된 음대 C교수의 징계가 해를 넘기고도 지연되며 늑장 징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그의 파면을 촉구하는 행진이 열렸다. 결국 5월 C교수는 파면됐으나 피해자에게 징계 결과가 4개월 넘게 통보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또 다시 비판이 쏟아졌다. 

 

새 모습 찾은 캠퍼스

한편 코로나19 시기 시작된 주요 학내 시설 공사가 차츰 마무리되며 변화한 캠퍼스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3월 착공한 정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8월 마무리됐다. 정문 ‘샤’ 구조물 옆으로 새로 차도를 내고, 구조물 아래에는 넓은 보행로와 광장이 들어서며 차량 통행과 보행이 모두 용이해졌다. 작년 4월 시작된 총장잔디(잔디 광장) 공사는 현재 가림막을 철거하고 총 공정률 99%로 마무리 조경 작업과 함께 12월 중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심각한 노후화로 학생들의 원성을 사던 자연대대형강의동(28동) 재건축 공사도 올해 완료돼 최신식 시설로 탈바꿈했다. 

새 모습으로 학생과 교직원을 맞이하기 위해 공사 및 리모델링 중인 곳도 있다. 기초교육원(61동), 풍산마당(100동), 복지관(75동), 제4식당(76동), 공대간이식당 쪽의 공대 대형강의동(43동) 및 43-2동 등에서 공사가 이뤄지는 중이다. 파워플랜트(68동)도 겨울 동안 리모델링을 진행해 다채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한편, 이런 캠퍼스 내 재건축이 무질서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그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서울대 캠퍼스 마스터플랜 2022~2026’이 발간됐다.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스페이스, 캠퍼스 도로명 주소,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캠퍼스 등의 목표가 충실히 이행돼 내년에는 더욱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울대가 되기를 기원한다.

 

사진: 대학신문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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