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원 미상의 인물이 사회학과 선배를 사칭하며 협박성 전화를 거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사회학과 신입생 3명으로, 모두 여학생이었다. 사칭범은 “OO(피해자의 이름)?”라고 문자를 보낸 후 “안녕하세요, 서울대 사회학과 19학번 박진수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전화를 걸어 “선배가 전화하는데 인사도 안 한다” “선배들한테 찍힌 거 아냐”라며 폭언을 이어갔다.

인터넷 새맞이 카페가 가장 유력한 정보 유출 경로로 추정돼, 사회학과 학생회는 카페 미가입자가 글을 볼 수 없도록 조치한 상태다. 사회학과 정원준 학생회장(사회학과·22)은 “사회대 학생회와 새맞이단에 피해 상황을 공유했다”라며, 신입생들이 있는 SNS 채팅방을 통해 사칭범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악경찰서에 민원을 넣었지만 공무원 사칭이 아니고 금전적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신고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대학신문』 취재 결과 여성 댄스 동아리 ‘고어헤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4월 본인을 ‘서울대 화학과 김민성’으로 소개하는 사칭범이 “OO(피해자의 이름)?”으로 문자를 보낸 후 전화를 걸었던 사건이다. 이 역시 인터넷 카페에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돼 운영진이 카페를 비공개로 전환한 바 있다.

타 대학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여학생들에게 협박성 전화를 거는 일명 ‘JS 사칭 사건’이 발생해 왔다. 범인이 사칭에 활용하는 가명의 이니셜이 JS이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2021년에 걸쳐 △연세대 △아주대 △중앙대 △홍익대에서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연세춘추」에 따르면 연세대에서는 2020년 1월부터 8월에 걸쳐 무려 65건의 피해 사례가 집계됐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범인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단체 고발했으나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개인정보를 얻었다는 이유로 범인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사칭범은 처벌을 면했고 이에 유사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사건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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