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경제학부 홍기현 교수

지난달 13일 사회과학관(16동) 609호에서 홍기현 교수(경제학부)를 만났다. 홍 교수는 경제사상사를 연구했으며 △교무처장 △사회대 학장 △교육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학부 시절을 회상하며 “직원 선생님께서 석유난로에 물을 데워주면 한 컵 받아 학과 사무실의 좁은 공간에서 하숙집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Q. 정년을 맞은 소감과 은퇴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A. 우선 학교생활을 도와주신 모든 구성원들께 감사하다. 한편 학교 행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바람에 개인적 연구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은퇴 후의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지만, 개인적으로 공부가 미진했다고 생각하는 전공 분야의 글을 더 써볼까 한다. 또한 2025년에 경제학부가 50주년을 맞는데, 그 이전에 경제학부 역사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둘 생각이다.

 

Q. 경제학 중에서도 경제사상사를 연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A.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사회 문제에 대한 판단과 대처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석사 과정에서 고전학파 학자인 리카도에 관한 논문을 작성했다. 이때 원문을 충실하게 읽게 됐는데, 우리나라가 일본 학자들의 리카도 연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원문과 괴리된 해석을 해왔던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이후 경제사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과학이나 이론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살펴보면 올바른 판단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과학사의 한 분야로서 경제학사에 관심이 생겼고 이후 경제사상과 경제 인식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게 된 것이다.

 

Q. 교무처장, 교육부총장 등 다양한 중책을 맡아 왔다. 앞으로 서울대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이 융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교육이 나아가야 할 특정한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 방식은 교육 현장에 맡기되, 중요한 것은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교육에 관심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대학 행정에 참여하며 교수자가 큰 부담을 갖지 않으면서도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에 교무처장 시절에는 교수 정원 증원과 강사료 중 정부 지원 비율 증가, 기초학문분야 학문후속세대 지원금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교육부총장 시절에는 대학혁신지원사업, BK21 4단계 대학원혁신사업의 계획서 신청부터 사업 시작까지 맡았다. 교육 여건이 개선되면 학교 내 갈등이나 부담이 줄어들기에 교수와 학생, 직원들이 더 나은 상황에서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홍기현 교수는 “서울대에서의 34년이 정말 금방 지나간 것 같지만 사실은 하루하루 쌓아온 결과물들이 모여 만들어진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교수는 “보통은 학생들에게 원대한 꿈을 가지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유예은 기자 

eliza7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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