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지구환경과학부 최우갑 교수

 

최우갑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대기과학, 그중에서도 성층권 오존층에 대해 연구했다. 교수산악회 회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는 최 교수의 색다른 서울대 생활을 지난달 18일 자연대(501동)에서 들어봤다.

 

Q. 정년을 맞은 소감과 은퇴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A. 시원섭섭하다. 그동안 책임져왔던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 마음이 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몇십 년 동안 계속 일하던 곳을 떠난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하다. 은퇴하고 나면 일단은 노는 것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1980년 군대 제대 이후 쭉 공부했는데, 너무 지겹다. 물론 휴식을 취한 이후에는 조금씩 공부도 할 생각이다. 일본어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만들어 보고 싶다. 컴퓨터 코딩도 좀 더 최근 것을 배워서 나중에 초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는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대기과학 분야를 연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A. 1972년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태풍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고 오려뒀다.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있다가 10년 전에 우연히 발견하고 깜짝 놀라 라미네이팅했다. 아무래도 대기과학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다. 또한 대학교 1학년 4~5월의 어느 날 오후에 30분 정도 눈이 온 적이 있었는데, 이때 지구과학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때 교수님과 조교님이 대기과학이라는 학문을 소개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계열별로 입학해서 2학년으로 올라갈 때 학과를 결정하는 구조였는데 이때 대기과학에 감명을 받은 것도 전공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

 

Q. 교수산악회 동아리 회장을 맡았다. 교수산악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기억에 남는 활동이 궁금하다.

A. 원래 워낙 산에 가는 것을 싫어했기에 남산에 한 번 올라간 것과 학과에서 매년 한 번씩 관악산을 올라서 어쩔 수 없이 간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쉰 살이 됐을 때 교수산악회에서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에 간다는 메일이 왔다. 등산과 달리 여행은 좋아하기도 하고, 열대우림의 네펜데스*를 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신청했다. 그렇게 교수산악회에 들어갔는데, 산을 다니다 보니 전 세계의 가장 멋있는 경치는 모두 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도 갔고, 에베레스트 산도 갔고, 킬리만자로 산 정상에도 갔다. 꾸준히 다니다 보니 이제는 등산이 싫지 않게 됐다. 오는 6월 말 키르기스스탄에도 방문할 계획이다.

 

*네펜데스(Nepenthes):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 식물.

 

 

사진: 안선제 기자 

sunje10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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