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재료공학부 황농문 교수

지난달 19일 공대(33동)에서 황농문 교수(재료공학부)를 만났다. 연구실에서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황 교수의 ‘몰입 의자’였다. 나노 입자 연구의 권위자이자 몰입적 사고로도 유명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기자는 완전히 매료됐다.

 

Q. 하전*된 나노 입자 이론으로 박막을 연구했다.

A. 박막은 얇은 막 상태인 물질로 반도체 공정에 많이 사용돼 부가가치가 높은 재료다.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박막은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는 결정상이다. 교과서에서는 원자 하나가 박막 결정의 성장 단위라고 설명했는데, 연구하다 보니 수백·수천 개의 원자로 이뤄져 전하를 띠고 있는 나노 입자가 성장 단위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과 다른 내 이론에 처음에는 저항도 많았지만, 논문을 100편 이상 기고하고 스프링어* 출판사에서 전공 교과서를 펴내는 노력을 통해 학계로부터 인정을 얻고 있다.
 

Q. 공학자가 몰입이라는 개념을 연구한 계기가 궁금하다.

A. 원래 박막은 내 전공이 아니다. 박사 졸업 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근무할 당시 다이아몬드 박막 연구를 수행하던 연구원이 이직해 누군가는 남겨진 과제를 맡아야 했다. 내가 지명됐지만, 관심도 전공도 아닌 분야였기에 굉장히 불만이었다. 하지만 곧 난제를 해결하기로 다짐했고 여기에 몰입을 적용했다. 같은 증착 조건에서 실리콘 기판 위에서는 다이아몬드 박막이 성장하고 철 기판 위에서는 검댕이 생성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전공인 미세조직을 활용하고 교과서를 다시 읽었다. 심지어 관련 사진을 여러 군데 붙이며 문제에만 몰입했다. 1년 반이 지나자 안개가 걷혔다. 기존의 설명이 잘못된 것이었다. 박막의 성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몰입의 힘을 나누고 싶어 연구를 시작했다.

 

Q. 2020년 학술연구교육상 교육 부문을 수상했다. 자신만의 교육관 및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A. 세상에는 알려진 지식의 영역과 알려지지 않은 지식의 영역이 있다. 그 경계가 바로 우리 지식의 최전선이다.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경계를 넓히기 위해서는 최전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적 도전이 요구된다. 학생들이 문제를 만났을 때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몰입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훈련을 통해 창의성을 가진 인재, 즉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황농문 교수는 몰입의 치열함을 역설하면서도 행복을 잊지 않았다. 황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몰입하는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세상을 사는 이유라고 생각할 정도로 열정을 갖는다”라고 전하며 “이것이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열정이고 몰입 상태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성과 더불어 최고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전: 전하를 띠고 있음.

*스프링어(Springer): 세계적인 과학 기술 및 의학 출판사.

 

 

사진: 구민지 사진부장 

grrr0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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