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기계공학부 최만수 교수

유난히 추웠던 지난달 20일, 정밀기계공동연구소(313동)에서 최만수 교수(기계공학부)를 만났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 에어로졸* 기구(IARA)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에어로졸에 기반한 산업 혁신에 한 획을 그었다. 

 

Q. 무려 100nm급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A. 나노 입자를 제조해 이를 3차원(3D) 구조로 구현하고 싶었다. 나노 입자를 생성시켜 잘 제어하면 원하는 형상의 나노 구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기존 3D 프린터 해상도보다 1,000배 작은 나노 단위 입자를 제어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진공 상태가 아닌 대기압에서 에어로졸을 집속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에어로졸 입자를 기판에 원하는 대로 프린팅할 수 있게 됐다. 학생들과 함께 오랜 시간 고생한 결과 작년에 마침내 성공한 아이디어다.

원래 그 기술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연구가 참 재밌다. 처음에는 에어로졸 집속이 아닌 나노 입자 크기 제어가 목표였다. 입자는 서로 충돌하며 커지는데, 입자끼리 같은 극을 띠면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크기를 제어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연구 중 기판 중앙에 입자가 모이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고, 이것이 3D 구조 구현 가능성을 점친 계기가 됐다.

Q. 서울대 교수합창단의 단장도 역임한 바 있다.

A. 11년간 즐겁게 참여했다. 합창단 첫 활동으로 2011년 학위수여식에서 2AM의 <죽어도 못 보내>를 불렀는데 뉴스에 나올 정도로 큰 화제가 됐었다. 합창을 통해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협력 연구와 비슷하다. 음악은 그간 큰 위안이자 힘이 돼 왔다. 퇴임 후에도 교수합창단 활동에 꾸준히 참여할 예정이다. 합창하는 즐거움을 오래 누리고 싶다.

Q. 신임교수 연구정착기금으로 1억을 기부할 정도로 후학 양성에 관심을 가져왔다.

A. 높은 수준의 연구를 위해서는 적절한 공간과 부대시설이 필요한데 서울대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임 교수의 연구정착금이 충분하지 않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나노공학과 기계공학을 접목한 연구로 경암학술상을 받았고 그 상금을 기부하게 됐다. 연구 초기자금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넓히고자 ‘신임교수 연구정착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해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

최만수 교수는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노력과 국가의 지원, 그리고 최고의 연구 동료들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지성의 협력과 합창의 하모니를 모두 잡은 최 교수의 은퇴 후 행보를 기대한다.

*에어로졸: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아주 작은 입자.

 

사진: 유예은 기자 

eliza7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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