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수)부터 제28대 유홍림 총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서울대의 새로운 4년을 꾸려갈 신임 총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정책평가단 정책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만큼 학내 구성원들의 높은 기대 속에서 선출된 유홍림 총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임 총장의 앞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과제들이 놓여있다. 우선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유 총장은 후보 시절 △학부 기초대학 설립 △법령과 규정 개혁 △융복합 생태계 구축 등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미래 인재 교육을 강조했다. 전임 총장 역시 독자적인 서울대 입시와 교육 제도를 실현하고자 노력했으나 여러 규제 및 압력으로 희망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홍림 총장은 정부 및 교육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서울대만의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교육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 아울러 교육 공약으로 내세웠던 학부 기초대학이나 베리타스 세미나, 융합전공 프로그램, 융복합 연구 생태계 구축은 각 단과대의 협력 및 교원,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학내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 교육과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신임 총장의 모습을 기대한다.

또한 재정과 구성원 처우 개선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 유홍림 총장은 정부 출연금 증액으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발전 기금 확충 및 SNU 홀딩스 육성을 통해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 출연금 증액은 재정의 정부 의존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재정 자율성을 중시하는 유 총장의 기조와 상충한다는 우려가 있다.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재정 안정성과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발전기금 확충에 있어서도 기금 확보의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적극적으로 잠재 기부자 발굴에 나섬은 물론, 더 나은 서울대의 모습으로 기부자에게 보답함으로써 발전기금의 존재 가치를 확인해줄 필요가 있다. 신임 총장은 재정 관련 계획을 구체화하고 이행 과정에 신중을 기해 원활하고 발전적인 서울대 운영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구성원 처우 및 복지 개선도 주요한 과제다. 오세정 전 총장의 재임 동안 △제2공학관(302동) 청소노동자 사망 △생협 노동자 전면 파업 △관악학생생활관 청소노동자 사망 등으로 학내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가 드러났으며, 캠퍼스 내 학생 식당의 부족 및 제한적인 운영 등 학내 구성원의 식사권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문제들은 구성원 개개인을 헤아리는 소통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 이에 자율화를 강조해온 유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내 노동 의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신뢰와 배려를 바탕으로 자유와 혁신이 있는 서울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신임 총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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