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약학과 서영준 교수

지난달 20일 약학관5(142동)에서 서영준 교수(약학과)를 만났다. 기자에게 보여준 생화학 교과서에서 평생을 화학적 암예방 연구에 힘써온 그의 오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Q. 화학적 암예방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화학적 암예방이란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성분을 꾸준히 섭취해 암 발생을 억제하고 암 성장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석사과정 때 우리가 섭취한 생강이나 후추 같은 향신료가 어떻게 대사되는지 연구하며 발암물질이 몸에 들어와서 일으키는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후 이 분야의 선구자인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밀러 교수의 마지막 대학원생이자 유일한 한국인 학생으로 들어가게 됐다. 연구를 하며 암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정상인이 암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암 예방의 중요성을 느끼고 연구의 방향을 틀었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화학적 암예방이라는 분야가 상당히 생소했기에, 내가 이 분야를 개척했다고도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연구를 하면서 특별하게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실험실에서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고생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제지간으로 연구하다 학생이 교수로 자리 잡거나 산업체에 들어가는 등 자신의 역할을 세워나갈 때 보람찼다. 하지만 좋은 결과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학원에 온 학생들은 학문을 하러 온 것이지, 기술을 배우러 온 것이 아니다. 연구자로서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화학적 암예방 분야 연구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암 연구의 핵심은 암을 정복 대상이 아니라 공존 대상이자 예방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암에 대한 완전한 치유가 어렵다면 최소한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화학적 암예방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지 않은데,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연구 결과로 이어질 때 더 의미 있지 않은가. 임상 의사들과 같이 연구해 암 예방제가 사람에게 효과를 발휘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앞으로 많은 지원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서영준 교수는 암 예방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암 예방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이 후학에 널리 전해지길 기원한다.

 

사진: 유예은 기자 

eliza7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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