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환경계획학과 전상인 교수

지난 3일(금) 환경대학원(82동)에서 전상인 교수(환경계획학과)를 만났다. 그는 문화사회학과 계획이론을 통해 도시와 공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실을 가득 채운 책들을 둘러보던 기자에게, 전 교수는 환경대학원이 무엇을 연구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Q. 사회학을 전공했고 오랜 기간 사회학과에서 근무했다. 환경대학원에 재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흔히들 환경대학원은 기후학이나 건축학, 환경공학, 토목 등의 학문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곳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중심 키워드는 공간과 계획이다. 여기서 공간은 도시와 지역, 국토, 조경, 교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이런 공간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완전히 시장에 맡기기보다는 국가 정책과 같은 계획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즉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환경대학원에서는 도시 계획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도시 문제는 사회학의 주요한 관심이고 환경대학원에서 사회학자를 필요로 했기에 교수로 재직하게 됐다.

Q. 공간성 연구가 등장한 배경을 설명해 달라.

A. 서구 중심의 근대화를 얘기할 때 19세기를 역사학의 시대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주로 사회 변동을 시간의 축으로 두고 설명했으며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다 20세기가 되자, 공간을 중요한 사회적 변수로 인식하고 역사적인 사회변동에 따른 공간의 차이에 주목하는 ‘공간적 전환’이 일어났다. 요컨대 시간의 흐름에 공간도 변화한다는 재발견에 의해 공간성 연구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Q. 은퇴 후의 계획도 궁금하다.

A. 앞으로도 책을 읽고 쓰는 삶을 살 것 같다. 곧 있으면 두 권의 책이 출판된다. 한 권은 2년간 심혈을 기울여 쓴 『도시 계획의 사회학』이라는 책이다. 도시 계획 및 공간 연구에서 사회학적 배경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관해 썼다. 셰익스피어 희곡의 구절을 차용한 ‘사람을 빼면 대체 무엇이 도시란 말인가’를 부제로 했다. 도시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사람 때문이고,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 권은 봄에 나올 책인데 도시 계획의 개념에 대한 사전이다. 공학, 기술, 통계 등에 치중됐던 그동안의 도시 및 공간 연구에서 인문·사회학적인 개념을 짚어주는 사전이 될 것이다.

전상인 교수는 “학생의 특권은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잘 모르기 때문에 학교에 와서 배우고 질문할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어 “교수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그때만의 특권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이는 그에게서 학생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사진: 정연솔 기자 

jysn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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