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공대 새내기 새로배움터(새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된 지점은 △새터 과정에서 약 1,000만 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점 △적자를 각 공대 과·부 학생회에 떠넘겼다는 점 △새터 진행 스태프가 신입생을 일부러 뒤로 배치하고 1열에서 연예인 특별 공연을 관람했다는 점이다. 특히 새터 공연에 연예인을 초청했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공대 학생회는 지난달 26일 공대 학생회 SNS 계정과 각 공대 과·부 단체 SNS 채팅방을 통해 공식 입장문을 공지했다.

입장문에서 공대 학생회는 △최종적으로 적자가 난 것이 아니며 △적자가 크게 난다면 각 과·부 학생회에서 충당하기로 공대 운영위원회를 통해 가결했고 △연예인 섭외금은 가수 초청 공연 용도로 편성된 행정실 지원금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1열에 스태프가 앉은 이유는 보상 차원의 이유보다는 공연 전 예정돼 있던 토크콘서트 진행 및 안전상의 이유가 가장 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논란이 발생한 궁극적인 이유는 의결 절차의 졸속 진행과 투명한 소통의 부재에 있다. 특히 각 학과의 새터 참가 인원이 예측했던 수보다 적을 때 발생하는 적자를 해당 학과의 학생회비로 충당하는 것을 의결한 제3차 공과대학 운영위원회의 경우 재적 단위 26단위 중 14단위가 출석했다. 의결 요건은 갖췄으나, 학과 학생회비가 관련된 만큼 재적 단위 모두가 출석하거나 최소한 각 학과에서 한 명은 필수로 참석한 상태에서 의결을 진행했어야 한다. 또한 각 학과 내부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어야 한다. 일례로 사회대의 경우 단과대 운영위원회에서의 의결 이후에도 각 학과 및 반별 운영위원회의 논의와 의결을 다시 한번 거쳐, 이에 동의한 단위에 한해서만 추가금 분담을 요청할 수 있다. 적자가 지금까지 크게 난 적이 없었고 실제로 각 과·부 학생회가 이를 부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내부적인 상황을 각 학과에 적극적으로 공유해 더욱 신중히 사전 의결했어야 했다.

또한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는 주장만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미흡하다. 현재 공대 학생회가 게시한 공식 입장문은 적자가 나지 않았다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 이를 증명하는 예산안과 결산안을 참고 자료로 첨부하지 않았다. 보다 정확한 해명을 위해서는 예산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했다. 이런 식의 대응은 해당 논란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학내 구성원에 대한 존중 부족이 부족했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늑장 대응 역시 문제다. 입장문이 나오기까지 약 일주일의 시간 동안 공대 학생회는 외부에 아무런 공식적 대응도 하지 않았으며, 그동안 내부 사정을 알 수 없는 학생들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 속에서 혼란을 겪었다.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업로드되고 있음을 인지했다면 공대 학생회는 지금보다 더더욱 신속히 대응했어야 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논란이 반복된다면 공대 학생회에 대한 신뢰가 더욱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을 게기로 형식적인 의결 절차 이행을 개선함은 물론 학우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공대 학생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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