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대학교 입학 전부터 습관처럼 내뱉었던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입학 후 캠퍼스 이곳저곳을 누비며 전공 속 관심사들을 연구해보겠다고 열정을 불태우며 학부 생활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많은 대학교에서 학부생과 대학원생 간의 영역을 엄격히 구분 지은 채 학부생에게는 ‘배움’을, 대학원생에게는 ‘연구’를 주로 요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연구를 희망하는 학부생은 크고 작은 자신의 관심사를 연구로 이어 나가기가 어렵다. 따라서 그들 대부분은 실현되지 못한 자신의 연구에 대한 아쉬움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탈출구를 선택해 떠나기도 한다.

이런 한계를 해결하고자 서울대는 학부생들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기초교육원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과 단과대별 ‘학·석사 연계과정’을 운영 중이다. 우선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탐구해보고 싶은 주제를 가지고 지도교수와 연구를 수행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학문적 연구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에 지원했지만 선정되지 않았다. 

이 과정을 겪으며 해당 프로그램에 몇 가지 아쉬움을 느꼈다. 그중 하나는 선정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선정 여부만 공지하는 것이었다. 또한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에서 기간 내에 성과를 볼 수 있거나 익숙한 연구 주제가 선호되며 그 모집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아쉬운 점이었다.

다음은 학·석사 연계과정(연계과정)이다. 연계과정은 전공 교육의 내실화 및 고급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제도로, 석사 졸업까지 6년이 소요되는 기존 과정을 학사 3.5년, 석사 1년으로 개편해 그 과정을 1.5년가량 단축할 수 있다. 해당 제도는 학부생이 더 쉽고 빠르게 자신의 관심사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연계과정은 공대나 치대 등의 일부 단과대를 제외하고는 운영이 미비해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현행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관한 몇 가지 제안을하고자 한다.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은 최대한 많은 ‘가능성 있는’ 학부생들이 연구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모집 규모가 대폭 확대돼야 한다. 또한 선정되지 못한 연구더라도 조언과 개선점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 다시 도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를 보완한다면 본 프로그램이 학부생들에게는 연구 경험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서울대에는 유망한 연구자를 육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성공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지헌

인류학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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