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 일과 예술의 틈새에서 무대를 만들어 올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1997년 관악청년문화학교 연극 교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극단 틈새’다. 극단 틈새는 지난해 24기 단원을 뽑아 74명의 단원이 활동중이며, 단원의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게 분포해 있다. 기자는 지난 5일(일)과 12일 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어봤다.

극단 틈새는 관악구 직장인 극단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들의 작품이 태어나는 틈새소극장은 봉천역 4번 출구 인근 대로변에 자리잡고 있다. 극단 틈새 김진수 대표는 “창단 멤버 중 서울대 출신 선배님이 대표로 계셨고, 초기부터 관악을 중심으로 모임이 활성화됐다”라고 말했다. 공연 준비가 한창일 때면 단원들은 연습을 위해 평일 오후 8시에 모이며, 공연이 가까워 오면 주말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는다. 김진수 대표는 “연극을 통해 개인의 인격 성장뿐 아니라 지역 내 문화적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것이 극단의 목표”라며 관악구의 다른 예술 동아리들과 협력한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2017년부터 2년간 관악구 문화예술동아리 지원사업에 참여해 다른 동아리들과 희곡 낭독, 댄스 공연 등 다양한 연계 공연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들이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연습실로 모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진수 대표는 “함께 공연을 만들어간다는 즐거움 때문에 시간과 돈, 열정도 기꺼이 들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직장인으로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극단 활동은 예술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는 통로다. 직장인 극단으로서 아마추어 연극계에서 입지를 굳힌 극단 틈새는 지난해 근로자연극제에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과 연기상, 연출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극단 틈새의 문은 모든 성인에게 활짝 열려 있다. 정단원이 되려면 신입단원 교육을 수료하고 워크숍 작품을 올려야 하기에, 김진수 대표는 틈새에서 꿋꿋이 버틸 자신감과 열정을 강조했다. 관악의 작은 극장에서 사그라들지 않는 이들의 열정이 만들어낼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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