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문헌과 서울대인의 문학

▲전시를 관람하는 학생들의 모습
▲전시를 관람하는 학생들의 모습

지난 14일(화)부터 중앙도서관 관정관 1층과 2층 사이 관정마루에서 〈신입생 비상전飛上展〉이 열렸다. ‘우리가 사랑한 시와 소설, 서울대인의 문학’이라는 부제로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오는 5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한국 근대 시 △한국 근대 소설 △한국 근대 문학잡지 △서울대 출신 문학가들의 현대 문학 △서울대 출신 문학가들이 신입생과 후배에게 주는 글로 구성됐다.

14일 열린 개막식 축사를 맡은 권영민 명예교수(국어국문학과)는 1학년 시절 중앙도서관에 대한 경험을 회상하며 “1학년 신입생들이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시와 소설을 실물로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은 멋진 일”이라고 전했다. 장덕진 중앙도서관장(사회학과)은 기획 의도에 대해 “서울대를 거쳐 간 문학가들의 글 속에 서울대의 역할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 있고,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를 통해 신입생들이 서울대인으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기를 바란다”라며 신입생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전했다. 

벽면에는 서울대 출신 문학가들이 신입생을 환영하는 기고문이 실린 『대학신문』 지면 사진 등이 걸려 있었다. 박완서 작가(국어국문학 명예박사)의 「들뜬 만족감에서 벗어나야」를 비롯해 황동규 작가(영어영문학·57·졸)의 「정신적인 가출」, 이청준 작가(독어독문학·60·졸)의 「미완의 규격품으로」 등이 축하와 격려의 말을 건넸다.

또한 중앙도서관 김수진 학예연구관은 “서울대가 소장하고 있는 근대 문학 자료가 양과 질의 측면에서 얼마나 탁월한지를 전달하는 것”을 이번 전시의 목적 중 하나로 꼽았다. 국내 최대 근대 문헌 소장 기관이기도 한 중앙도서관은 1996년 개최된 <귀중도서전> 이후 처음으로 고문헌 자료실의 문헌을 전시했다. 전시장에는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정지용시집』(정지용, 1935) 초판본을 비롯해 △『촛불』(신석정, 1939) △『생명의 서』(유치환, 1947)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1948) 등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시집들의 초판본이 전시됐다. 시집들 너머에는 △『이차돈의 사』(이광수, 1937) △『허생전』(채만식, 1946) △『삼대』(염상섭, 1947)와 △『무녀도』(김동리, 1947) 등 근대 소설의 초판본들이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시와 소설 이외에도 한국 근대 문학잡지 및 종합지인 △『청춘』(1914) △『조선문예』(1929) △『신동아』(1931) △『조광』(1935) 등의 창간호가 다량 전시됐다.

전시를 관람한 권효린 씨(식물생산과학부·23)는 “근대 소설과 시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많이 찾아보는데 초판본이나 원본을 실제로 보니 반가웠다”라며 “교과서나 문제집에서는 문제로 만나서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하나의 책과 표지를 보니 감동적이다”라고 전했다. 이치호 씨(에너지자원공학과·18)는 “김승옥이나 이청준 등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봤던 작가들이 서울대 선배라는 사실에 놀랐다”라며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사진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개최됐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표했다.

 

사진: 손가윤 수습기자 

yoonpat270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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