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 중강당에서 강연하는 피터 샐러비 총장.
▲문화관 중강당에서 강연하는 피터 샐러비 총장.

지난 24일(금) 문화관(73동) 중강당에서 미국 예일대 23대 총장 피터 샐러비 교수의 특별 강연이 열렸다. 국제협력본부 최선웅 주무관은 “우리 학교와 학술교류협정 관계인 예일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울대 구성원의 국제화 의식을 함양하고자 강연을 개최했다”라고 전했다. 샐러비 총장은 “서울대 학생들이 예일대로 공부하러 오기를 기대한다”라며 “예일대 학생들이 서울대에 왔을 때에도 반갑게 맞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강연은 △개회사 △감성 지능 소개 △감성 지능 연구의 역사 △감성 지능 측정 방법 △감성 지능과의 상관관계로부터 예측 가능한 내용 △폐회사 순서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국제협력본부 조승아 본부장(경영학과)은 “샐러비 총장은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고등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준 혁신적이고 헌신적인 리더다”라고 그를 소개했다. 

샐러비 총장은 감성 지능의 개념과 기능을 심층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감성 지능이란 △감정을 감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감정을 이용하며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을 관리하는 네 가지 차원의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성 지능은 우리가 세상에 적응하고 생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라며 “우리가 집중해야 할 정보를 알려주고 동기를 부여한다”라고 밝혔다. 감성 지능을 통해 감정을 잘 인지하고 제대로 표현할 때 특정 행동을 더 쉽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두려울 때 우리가 더 잘 달릴 수 있고 슬플 때 타인에게 더 효과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과 같다”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그는 “표정을 통해 의도를 상대방에게 신호로 보내고 파악하는 상호작용을 돕는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성 지능은 하나의 지능형 시스템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샐러비 총장은 감성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감성 지능은 △자기보고(self-report) △수행(performance) △360 피드백(360 feedback)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그와 동료들은 수행에 초점을 맞춰 ‘Mayer-Salovey-Caruso Emotional Intelligence Test’(MSCEIT)를 고안했다. 그는 MSCEIT의 점수로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설명하며 “MSCEIT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타인을 도울 확률,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확률, 감정적으로 더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라고 전했다.

샐러비 총장은 이런 감성 지능을 사회정서학습을 위한 ‘RULER 커리큘럼’을 통해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커리큘럼으로 교육받은 학생들은 학문적으로 더 뛰어난 성과를 보였으며, 타인에게 정서적 지원과 학업적 도움을 제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교 전체의 분위기 또한 이 교육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샐러비 총장은 감성 지능에 대해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점들을 설명했다. 가장 먼저 그는 학생들이 현실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감성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문화별 감정 표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감성 지능의 다섯 번째 측면으로 고려될 만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예술, 문학, 음악, 심리 치료 등을 통해 성인들에게 감성 지능을 가르칠 수 있으며 이 영역에 대한 연구도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후 많은 학생이 손을 들어 샐러비 총장에게 질문했다. 한 학생은 ChatGPT와 같은 AI기술이 인간을 대신해 일을 하는 현대에도 감성 지능 개념이 중요한지 물었다. 이에 샐러비 총장은 “이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AI를 새로운 도구로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우리가 AI와 일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사람들과 그룹으로 일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감성 지능은 중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리나라 문화에 존재하는 감정 표현의 억압이 감성 지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샐러비 총장은 이에 대해 “감정을 억압한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여전히 우리 내면에 남아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이는 정직하지 않은 의사소통을 유도하므로 좋은 현상이라 보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질의응답 시간 이후 샐러비 총장은 “오늘 여러분은 내가 교수로서 강의를 할 때의 기억을 되살려 줬고 가르치는 기쁨을 느끼게 해줬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사진: 유예은 기자

eliza72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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