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연구원 난자 제공 사실 시인 … 모든 공직 사퇴하기로

황우석 석좌교수(수의학과)가 지난 24일(목) 수의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연구원의 난자 제공을 시인하며 연구직을 제외한 모든 공직을 사퇴하고 연구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여성연구원의 난자 제공 논란에 대해 “난자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성연구원이 난자 제공의 뜻을 밝혔으나 교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어 거절했다”며 “지난해 5월 「네이처」 동경 특파원이 연구원의 난자 제공 사실여부에 대해 확인을 요청했을 때 연구원의 난자 제공 사실을 알게 됐지만, 제공자가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력히 요청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즈메디병원의 난자 제공과 관련해 “많은 난자들을 공급받을 때 그 경로에 대해 의구심은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난자 채취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히 분리되도록 규정돼 있어 난자의 고유 정보 이외의 어떤 정보도 제공받을 수 없었으며,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이 ‘문제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라’고 말해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무엇보다 나의 미숙함과 옹졸함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과학 발전의 기회가 사라지지 않을까가 걱정”이라며 “채찍과 돌팔매는 나 하나에 몰아주길 바라고 어려운 처지에도 헌신하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의 뜻이 꺾이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사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보건복지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심의위원회(IRB)가 조사한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체세포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수급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측은 “연구책임자의 불가 권유를 수용하지 않고 연구원 자발적으로 난자 제공이 이뤄진 것이며, 이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발효 이전에 발생한 사실로 법규정 및 윤리준칙 위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9일 대통령 자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어 정부의 최종 입장을 밝히고 난자 획득 절차에 대한 법규정과 윤리준칙을 구체적으로 제정할 계획이다.

한편 난자 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노 이사장은 지난 21일 발표문을 통해 “연구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과정에서 지난해까지는 명시화된 생명윤리법이나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제대로 된 윤리규정이 없었다”며 “연구 초기 단계에서 자발적 난자 기증자가 극히 적어 부득이하게 개인의 돈으로 실비를 지급하고 연구를 위해 난자를 제공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의 기자회견 이후 ‘연구ㆍ치료목적 난자 기증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 등 여러 민간 단체들에난자 기증 희망자가 급증했으며,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 여론 조사에서는 많은 누리꾼들이 황 교수를 지지하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등은 “이번 논란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앞으로 황 교수팀의 연구 의지가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황 교수가 연구과정에서의 잘못을 시인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행”이라며 “사태의 조기해결 가능성을 막은 청와대 박기영 보좌관과 노 이사장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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