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은(철학과·21)
최주은(철학과·21)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74동)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건물 중 하나다. 1층에는 아름드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2층에는 음대 도서관과 할리스 커피숍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아름드리는 메뉴가 다양하고 맛있기로 소문나 있어 근처 인문대, 사범대, 사회대, 경영대 등 많은 단과대 학생들이 애용한다. 2층의 할리스 커피숍은 교내 커피숍 중 큰 규모를 자랑해 공부하는 학생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로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이렇듯 많은 교내 구성원들이 이용하는 시설들이 속해있는 건물이기에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을 모르는 교내 구성원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많은 교내 구성원이 자주 이용하는 건물인 만큼 건물의 청결도 역시 그 유명세에 비례하면 좋으련만, 유감스럽게도 필자가 마주한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특히 가장 개선이 시급한 문제는 바로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 1층 화장실이다. 필자의 성별을 고려해 본고에서 언급되는 문제의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을 기준으로 말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넘어간다. 필자가 그동안 봐왔던 그 화장실은 항상 청결도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거의 폐허 수준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문제는 심각했다. 온갖 쓰레기가 세면대에 버려져 있었고, 칸마다 놓여있는 쓰레기통은 모두 넘어져 쓰레기가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화장실 칸 중 한 칸은 몇 주째 ‘사용 중’ 표시로 잠겨있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변기에는 배설물이 그대로 존재했으며 악취가 온 화장실에 진동하고 있었다. 화장실 문을 열지 않아도 밖에서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문제는 이런 심각한 상태를 목격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가 매번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 1층 화장실을 방문할 때마다 별다른 개선 없이 항상 그대로였다. 아무도 청소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버려진 화장실인 것처럼. 이 때문에 필자에게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 1층 화장실은 선뜻 가기가 꺼려지는 두렵고 불쾌한 장소라는 인식이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다. 화장실 문을 여는 것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느껴졌다. 화장실 문을 열면 어떤 광경이 펼쳐져 있을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대학신문』에 기고를 마음먹은 이유다.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 1층 화장실은 왜 항상 폐허 수준에 가까운 상태일까? 화장실을 방문할 때마다 매번 불쾌함을 느꼈던 동시에 그 이유가 궁금했다. 화장실 칸에 붙어 있는 유명 문구인 “머문 자리는 아름답게”라는 말을 한 번쯤은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자는 의미를 담은 글귀다. 하지만 지금의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 화장실의 머문 자리는 우리로 하여금 머물고 싶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본디 사람은 환경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법이다. 깨끗한 장소에 가면 그 깨끗함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청결에 신경을 쓰게 된다. 반면, 더러운 장소에 머무르게 될 경우 청결에 신경을 쓰지 않고 마음대로 장소를 더럽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교내 구성원이 본인이 머문 자리를 아름답게 유지하고 싶도록 화장실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대학신문』을 통해 예술계복합교육연구동 화장실의 심각한 실태를 널리 알려 신속한 개선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바다. 우선적으로 학교 측의 대대적인 청소가 시급하며, 이후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교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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