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학장 인터뷰 | 미대 정의철 학장

지난달 18일 예술관1(50동) 201호 학장실에서 2월 1일 자로 취임한 미대 정의철 학장(디자인과)을 만났다. 그는 “미대는 기술의 발달이라는 대외적 요인과 신임 교수 취임으로 인한 대대적인 교수진 개편이라는 내부적 요인으로 변환기에 접어들었다”라며 어려운 시기에 취임한 학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Q. 미대의 세부 학문 내용을 잘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미대를 소개하자면?

A. 미대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곳이다. 이 과정에서 창작과 표현, 새로운 실험이 이뤄진다. 미대만의 특징은 시각적 표현으로,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 디자인, 영상예술 등 다양한 형식을 포함한다. 시대와 사회에 대한 창조적인 질문을 시각화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그간 미대는 한국의 근대적 미술가와 디자이너들을 양성해 냈다. 오늘날에도 미대 졸업생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가로 활동하며 작품을 만드는 졸업생, 자체적인 공방을 차린 졸업생은 물론, 유명 드라마나 영화의 연출자나, 웹툰 작가가 된 졸업생도 있다. 졸업생들의 우수한 성과 덕에 QS 세계 대학 랭킹*에서도 29위를 차지해, QS 세계 대학 랭킹 30위 내에 드는 서울대의 단과대 중 하나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 미대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가?

A. 사람의 명령대로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은 다양한 예술의 위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미대는 인공지능을 새로운 기회로 탈바꿈할 역량을 갖춘 곳이다. 미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혁신이나 진보는 항상 신기술의 발명과 함께 이뤄졌다. 예컨대 카메라가 발명되며 초상화를 그리던 화가들은 직업을 잃었다. 하지만 화가들이 붓과 물감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화풍이 탄생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미대도 뉴미디어에 기반한 미술을 공부하는 영상매체예술 연합전공을 개설했으며, 최근 2년간 여름 방학에 메타버스나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특강도 진행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전공과목 개편 과정에서 컴퓨터 디자인, 인공지능 디자인 같은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Q. 올해 신입생 환영사에서 독창성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독창성과 창의성은 무엇이며 이를 미대에서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A. 독창성은 시류를 나만의 통찰력으로 바라보고 해석해 내는 것이며 창의성은 그 견해에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응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능력이다. 결국 미술가는 독창성과 창의성을 반드시 가져야 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자기 자신과의 소통, 나아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독창성과 창의성에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미대의 모든 수업은 독창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데 일조한다. 미대 학생들은 저학년 시기 여러 재료와 도구를 알고 다룰 수 있는 소양을 쌓아 표현력을 기른다. 고학년 시기에는 본격적인 창작에 돌입해 독창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학제 간의 소통에도 강점이 있다. 실제로 많은 미대 교수들은 재료공학부와 함께 재료의 특질을 연구하거나, 자연대와 함께 식물이나 광물을 표현에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다른 단과대 교수들과 공동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Q. 미대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학생들에게 창작이란 기본적으로 즐거운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말하고 싶다. 미대는 학생들의 즐거운 창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생 자신이 예술의 길에 뜻이 있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미대가 함께 돌파해 나가도록 도와주겠다. 그러니 어려운 시기가 찾아오더라도 창작을 즐겨 달라. 더불어 구성원들이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한다. 즐거운 창작을 위해서는 사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반복적인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 조직의 발전과 개인의 실현을 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학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업에 관해 묻자, 정의철 학장은 “대전환의 시기에 미술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학생들의 진로에도 도움이 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대 구성원들이 여유롭게 창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다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QS 세계 대학 랭킹: 영국의 민간 교육 컨설팅 기업 Quacquarelli Symonds가 2012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세계 대학 평가.

사진: 정승혜 기자 

luckyjsh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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