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학외 소식을 다룬 면을 좀 더 면밀히 검토했다. 그중에서도 4면의 ‘서울대출판문화원은 학술 출판의 보고가 될 수 있을까’와 5면의 ‘제주 4.3 사건, 지켜져야 할 진실’ 기사에 주목했다.

4면 기사와 그 취재 후기를 보면 담고 싶던 내용이 많았던 데 비해 지면이 좁았겠다는 짐작이 됐다. 『대학신문』은 한 주제에 2면을 할애하지는 않는가 보다. 출판업계 관계자의 인터뷰 기사를 함께 실었다면 다소 딱딱한 구조적 문제점을 넘어서서 업계 내부의 고심과 노력이 더 풍성하게 담겼으리라는 아쉬움이 든다. 독자에게 2면에 걸친 기획 기사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학술 출판의 어려움은 학내 언론이기에 다룰 수 있는 소재이기에 독창성이 있고, 중요성도 다른 소재에 앞선다고 생각한다. 2068호에는 4면과 9면에 각각 다른 특집 기사가 배치됐다. 앞으로는 좋은 소재를 발견한다면 한 기획 기사에 두 명의 기자를 배정해 취재 역량을 높이고, 더 많은 면을 할애해 특집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면 좋겠다.

5면 상단 기사에서는 기자의 열의가 느껴졌다. 그러나 열정을 지핀 목적을 이루기에는 기사의 구성이 조금 아쉽다. 기사는 충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심을 어겨 가며 작은 일을 부풀리거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라는 말이 아니다. 기사는 기사를 만난 독자의 평안함을 뒤흔들거나, 타인의 고통을 충격적으로 전하면서 시작돼야 한다. 왜냐하면 기자가 찾아야 하는 실체적 진실은 그 충격으로 말미암아 가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 충격을 줄 만한 내용은 2000년에 있었던 진상조사에 관한 설명과 민간인 학살 정당화를 규탄하는 내용을 지나서야 나온다. 뒤이어 별다른 설명이 없이 4.3 사건의 진실을 왜곡해 온 시도를 통시적으로 살펴본다. 기사의 각 부분이 조화되지 않는 듯한 이유는 올해 4.3사건 추모식에서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으로부터 기사가 너무 멀어진 탓이 아닌가 한다. 대학 언론에 기성 언론처럼 시의성 있는 취재를 하라고 요구하는 건 억지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학 언론이라서 제공할 수 있는 내용을 찾아야 한다. 여당 내 젊은 정치인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통해 기자가 의도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4.3 사건의 상처가 젊은 세대에는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 제주도 출신 학우를 통해 들었다면 더 좋은 구성이 됐으리라고 생각한다.

충격은 현대에 들어 옅어진 공동체 의식을 불러내고 복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집중은 충격의 몸통을 밝혀내고 그 기원을 추적하기 위해 필요한 실체적 진실을 끈덕지게 붙잡아 내는 전략이다.

 

황여준

「성대신문」 전 부편집장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