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제목은 인문계열로 입학해 아직 학과를 정하지 않은 신입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일 것이다. 서울대는 과반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자유전공학부처럼 한 학부 학생을 다양한 반으로 나누거나 사회대처럼 학과와 반이 일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의 구성원들은 대개 하나의 학과 또는 학부에 속해있다.

그러나 인문대는 한 반에 다양한 학과 학생들이 모이는 독특한 형태가 나타난다. 그 원인은 인문대 입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입학 후 인문계열 학생은 성비 정도만 고려한 뒤 무작위로 반에 배정된다. 예를 들어, 필자가 속한 22학번 독어독문학과 ‘아우토반’은 9명의 독어독문학과 학생과 9명의 인문계열 학생으로 구성된다. 반을 배정할 때 인문계열 학생의 희망 진입 학과를 고려하지 않기에 인문계열 학생이 학과에 진입하게 되면 한 반에 독어독문학과, 언어학과, 철학과, 동양사학과 등 다양한 학과생이 공존하게 된다.

이런 과반제의 특성상 인문계열 학생은 어려움을 마주한다. 인문계열 학생은 원하는 학과를 탐색할 수 있지만, 동시에 1년 동안 특정 학과에 소속되지 않아 불안과 소외감을 느낀다. 학과에 진입하더라도 전공예약 학생들이 이미 1년간 쌓아온 선배와의 관계 등을 인문계열 학생이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반을 관리하는 행정 단위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아우토반의 경우 독어독문학과 과반이기에 행정실로부터 독어독문학과 학생들 명단은 받을 수 있지만, 언어학과나 철학과 등 다양한 학과에 진입한 인문계열 학생 명단은 따로 기록해야 한다. 인문계열 학생의 반과 학과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주최하는 행사와 학교생활은 반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행정상의 기록은 학과 단위로 구성되기에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그렇다고 인문대 과반제가 당장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반제 덕분에 다양한 학과생들이 한 반에 모여 교류하며 각자의 학과와 관련된 지식을 폭넓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대의 학문 간 연계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인문대만의 과반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2001학년도부터 20년 넘게 이어져 온 인문대 과반제는 독특한 방향이지만 나름대로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학생들의 불편함과 행정상의 어려움은 남아있다. 인문대 학생회도 새롭게 출범한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토대로 과반제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박선윤

독어독문학과·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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