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교에 다니며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 아침에 등교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점심은 관정관 옆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로 해결하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배달 음식을 시켜 먹게 된다면 우리는 일회용 컵, 비닐 포장지, 배달 음식과 함께 오는 일회용품 용기까지 꽤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게 된다. 

아침 시간에는 비어있는 쓰레기통이 하교할 때쯤 입구까지 꽉 차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정말 많은 쓰레기를 매일 같이 배출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 쓰레기통 안을 들여다보면 캔, 비타민 음료병, 종이상자, 종이컵, 플라스틱 컵, 배달 음식으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까지 다양하다. 이렇듯 여러 종류의 쓰레기가 섞여서 배출되는 모습은 분리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학내 현실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단순히 분리배출을 하지 않은 개인만을 탓하기도 어렵다. 쓰레기통이 하나밖에 없어서, 분리배출을 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시험 기간에 마신 에너지 음료 캔을 플라스틱 쓰레기 위에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연 배달 음식으로 인한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다. 학생 식당의 줄이 너무 길어서, 점심시간이 수업과 겹쳐서, 또는 다른 메뉴가 먹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배달 음식을 먹고 나면 발생한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음식을 남기지 않았을 때는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적절히 세척해서 최대한 분리배출할 수 있겠지만, 음식이 남을 때에는 난감하다. 화장실을 이용해 처리하려는 경우도 있었는지 어떤 경우는 화장실에서 음식물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것은 아마 교내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해 본 학우들이 대부분 경험해 봤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공감하는 학우들이 많았는지, 최근 교내 환경동아리가 학생회관에 음식물 쓰레기 배출 공간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넓은 캠퍼스의 특성상 배달 음식을 주문한 뒤 먹고 남은 쓰레기를 처리하려고 할 때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개개인의 노력 역시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편리하게 처리하고 올바르게 분리할 수 있는 시설이 확충된다면 더욱 환경친화적인 캠퍼스를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예준

종교학과·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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