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인(화학부 석박사통합과정)
홍성인(화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순간의 실패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그리고 어떻게 다시 일어서 회복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은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과제의 일환이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내면의 힘을 발휘해 다시 일어나고 성장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들어보자.

지난해 5월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가장 많이 신고를 받은 사례는 ‘떨어져 땅에 주저앉아 있는 새’였으나, 센터는 이 중 대부분이 둥지에서 떠나 나는 연습을 하는 ‘어린 새’이므로 다친 것이 아니니 섣불리 구조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처음 둥지를 벗어나는 어린 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기 시작할 때, 비행 능력이 서툴며 낯선 환경이 어색한 탓에 자주 땅에 앉아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에게 도전의 시작이다. 어린 새는 다시 날아가기 위해 땅에 앉아서 필요한 것들을 습득한다. 

어린 새의 이런 행동은 회복 탄력성의 핵심을 보여준다. 날아가다가 떨어진 순간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며 자신을 다시 준비한다. 어린 새는 힘들고 낯선 상황에서도 내면의 힘과 자원을 찾아내 다시 날기 위해 준비한다. 그들은 실패와 어려움을 자신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더 강한 날개를 얻기 위해, 더 좋은 바람을 기다리기 위해, 함께 날 동료를 만나기 위해 피고 싶은 날개를 잠시 접고 땅에서 기다린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도 회복 탄력성을 갖추고 있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처음에 실패하고 힘들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어린 새처럼 땅에서 기다리며 다시 준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 회복 탄력성은 우리의 사회적인 지지와 연결에 의존한다. 어린 새는 부모와 둥지 동료들로부터 조언과 지원을 받으며 자란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가족, 친구, 동료들의 도움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 우리의 사회적인 연결은 회복의 동력이 되며, 우리가 일어서고 성장할 힘을 제공한다. 자신에게 인정과 자비를 베푸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실수와 부족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할 기회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대신에 자신에게 관용과 사랑을 베푸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혹시 주변에 주저앉아 있는 사람이 있는가? 어린 새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우리는 당장 구조하려는 충동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센터는 우리에게 섣불리 구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어린 새들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스스로 날아갈 준비를 하는 시간과 공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어린 새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그들을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한다. 그러나 즉각적인 구조는 그들의 성장과 독립을 저해할 수 있다. 그들이 다시 날아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지지와 격려를 통해 그들의 회복과 발전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무례한 말이지만, 혹 지금까지 하늘에서 날고만 있던 사람이 있다면 땅으로 와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까지 어려움 없이 승리만을 하늘에서 경험하고 있었다면, 어려움을 통한 성장과 발전은 그들의 삶에서 먼 이야기다. 물론 일부러 땅으로 떨어질 필요는 없다. 다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실패는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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