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활관 주변 횡단보도는 항상 학생들로 붐빈다. 특히 많은 학생이 등교하는 오전 9시~10시에는 제시간에 교실로 도착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해당 횡단보도에는 학생 못지않게 많은 차량이 지나다닌다. 서울대 캠퍼스 안에서는 마을버스와 지선버스, 그리고 캠퍼스 곳곳을 누비는 학교 셔틀버스가 수시로 지나다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서울대입구역이 학교 정문에서 도보로 30분 넘게 소요되기 때문에, 자가용을 타고 통학하는 교직원과 학생이 많아 도로가 더욱 붐빈다.

그런데 학부생활관 근처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다. 대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는 통행량이 적거나 도로 폭이 좁다는 특징을 보이는데, 학부생활관 근처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많고 폭도 넓음에도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횡단보도 앞에서 연신 좌우를 살피며 차량 이동이 뜸해질 때까지 서서 기다려야 한다.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을 피하고자 급히 뛰어가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횡단보도의 중앙에 고립돼 오도 가도 못하는 위험천만한 경험을 해봤다는 이도 적지 않다. 등하굣길에서는 안전이 마땅히 보장돼야 하나 지금 서울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필자 역시 해당 횡단보도를 건너며 사고의 위험성을 느낀 적이 많다. 한 번은 차량으로 붐비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고 5분간 서 있었던 적도 있다. 학생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도 차량이 운전을 멈추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학생들이 우산을 쓰고 있어 차량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충돌하기 직전 차량을 피해 급히 뛰어가는 아찔한 일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신호등이 없는 위험한 등굣길은 학생들의 안전하게 보행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교통사고 위험성이 다분한 학부생활관 앞 횡단보도에 시급히 신호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호등 설치는 학생들을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 뿐 아니라 혼잡한 학부생활관의 교통 질서를 원활하게 할 것이다. 하루빨리 관련 논의를 시작해 안전한 통학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정현정

독어독문학과·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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