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현 취재부 차장
한정현 취재부 차장

신문사를 다니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기획 기사다. 처음에는 특집 기사로 준비했다. 탄소 중립을 정말 실현할 수 있을지, 타 대학가의 현황은 어떤지 탄소 중립의 전반적인 동향과 학내 현황을 짜임새 있게 톺아 보는 기사로 기획했다. 그러다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탄소 중립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가능성의 차원보다는 당위성의 차원에서 이 주제가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취재를 해보니 서울대에서 개별 단위의 모니터링이나 구성원의 의식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에 서울대의 에너지 다소비 및 온실가스 다배출을 문제의식으로 잡고, 학내 구성원별로 구분해 본부, 단과대, 교원, 학생에게 각각 제언하는 것으로 구성을 변경했다. 내부 기획 회의를 거치며 1면 분량의 특집 기사가 지면 2면을 할애하는 기획 기사로 바뀌었고, 여러 인터뷰와 다양한 정보를 모으며 기사의 방향도 점차 서울대의 현황과 아쉬운 점을 돌아보는 기사가 됐다.

지난 방학 동안 같이 기사를 준비했던 은성이와 함께 상당한 양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여러 교수님의 자문을 구했다. 심지어는 인터뷰를 하러 눈 내리는 날 충북까지 다녀왔다. 다양한 관점과 참신한 제안을 들으며 꼭 이 모든 것을 기사에 잘 녹여 내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을 넓은 지면 안에 모두 촘촘하게 엮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취재 정보를 하나의 큰 맥락 속에서 정리하는 것도 힘든데, 기획 기사의 내용처럼 서울대의 다양한 구성원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으는 것은 더더욱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결국 기사는 발행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서울대의 다양한 구성원도 하나로 모여 에너지 소비 및 환경 의제에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에는 단순히 ‘에너지를 많이 쓰니 나쁘다’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기사를 준비하며 관련 의제에 대해 전보다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기사 자체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처음에 기획했던 것처럼 더욱 넓은 이야기를 돌아 봤으면 어땠을지, 지금보다 다양한 구성원의 자세한 이야기를 담아봤으면 어땠을지, 혹은 기사를 지금과 다르게 구성했으면 어땠을지 머릿속에서 여러 시뮬레이션이 돌아간다. 특히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학생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했는데, 막상 학생들의 의견은 많이 들어가지 못해 아쉽다. 이외에도 국가 정책 등 대학 외부의 상황, 타 대학의 구체적인 현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기사에 반영하지 못해 아쉽다.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글이 누군가의 의식을 제고하기를 바라며 기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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