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허성주 교수

허성주 교수(치의학과)는 서울대치과병원 4층에서 환한 미소로 기자를 반겼다. “이제까지 삶의 시간 대부분을 대학에서 보냈는데 최근 고별 강연회를 하며 정년을 실감했다”라는 허 교수는 서울대치과병원장, 대한치과보철학회장,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장 등을 맡으며 서울대치과병원과 치과보철학의 발전에 힘써왔다.

 

Q. 치과보철학은 어떤 학문인가? 이 분야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치과보철학은 결손된 치아 및 악안면부위를 회복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대표적인 치료 방법에는 크라운*과 브릿지*로 나뉘는 고정성 의치, 흔히 ‘틀니’라고 일컫는 가철성 의치, 임플란트 및 악안면보철*이 있다. 치의학 중에서도 치과보철학을 전공한 것은 나환자의 의치를 만들어 주는 구라봉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복잡하고도 깊은 학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치과보철학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Q. 교수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A.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보철치료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치료 방법을 체계화하는 여러 나라의 교수들을 보며 교수의 꿈을 갖게 됐다. 그리고 학자이신 외할아버님과 지도교수님이신 故김광남 학장님께서 교수의 길을 권해 교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학부 시절과 미국 대학원 시절에도 책이나 저널을 찾아보며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을 즐겼기에 교수로서의 삶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Q. 좋은 강의를 위한 수업 철학은?

A. 수업을 준비하며 학생들이 학문의 기본을 철저히 습득하고 스스로 개념을 응용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래서 기본을 다진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통해 각 환자에게 개별화된 치료를 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유도했다.

 

Q. 서울대치과병원장을 맡으면서 어떤 목표를 가졌는가?

A. 우선 학문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치과병원을 만드는 것을 지향했다. 치과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는데, 그중에서도 학문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와 각 환자의 다양성을 고려한 최적의 치료를 제시하고 시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사회에 봉사한다는 목표를 가졌기에 장애인치과병원 신축 및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유치를 통해 장애인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외에도 다문화가족 전국 이동치과진료버스나 서울지역 독거노인 중 중증사례 환자 치료 등을 통해 치과 진료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하며 국가중앙치과병원의 책무를 다하도록 했다.

 

Q. 치과의사로 활동하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꼈나?

A. 1987년 치과 임플란트 영역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후 해당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서울대치과병원에서 진료 결과와 임상 결과를 분석했다. 이와 같은 노력 끝에 내놓은 새로운 임플란트 치료 이론이나 방법이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Q. 퇴임 이후의 계획은?

A. 이제까지의 연구를 되돌아보고 연구 성과를 체계화하며 대학 외의 분야에 기여할 계획이다. 호기심이 많고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 또한 계획하고 있다.

 

허성주 교수는 어려운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을 명심했다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서울대와 은사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후학들에게는 긍정적 사고와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살 것을 당부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기자에게 장애인치과병원을 직접 소개하고 치과병원 출입문까지 기자를 배웅해 준 허 교수의 눈빛에 담긴 따뜻한 마음과 열정이 잊히지 않는다. 

 

*크라운: 치아를 신경치료 했거나 치아가 금이 가거나 파절됐을 때 치아를 인공 틀(금속관)로 씌우는 치료.

*브릿지: 비교적 적은 수의 치아가 상실된 경우 이를 수복하기 위해 발치한 부위의 앞뒤 인접 자연치를 이용해 고정하는 치료법.

*악안면보철: 안면 또는 악골과 그 주위조직에 생긴 결손부를 기능, 형태적으로 수복하고 재건하는 것.

 

사진: 손가윤 기자

yoonpat270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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