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경영학과 김병도 교수

김병도 교수(경영학과)는 LG경영관(59동)에서 기자를 따뜻하게 반겼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영학자이자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경영학 두뇌』 등의 저자로 잘 알려진 김 교수는 경영대 학장, 경영학과 학과장,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등을 맡으며 그동안 학교와 학문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Q. 퇴임 후 계획이 궁금하다.

A. 퇴사하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회사원과 달리 교수는 퇴임 후에도 늘 하던 연구와 교육을 계속할 수 있다. 조직의 일원이 아닌 개인으로서 하던 일은 정년퇴임을 하더라도 이어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책과 논문을 꾸준히 읽으며 기업인 대상 강의와 학교 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년퇴임 후에는 오히려 전공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더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에 대한 계량 및 통계 모델링을 연구한 계기는?

A.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에서는 카드 거래 내역으로 파악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동선을 기업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연구한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는 일이 미국에서만 이뤄졌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빅데이터가 경영 전략의 핵심이 되면서 한국에서도 이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정답이 있는 공부를 좋아해 마케팅 중에서도 수학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학문 분야인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Q. 경영대 학장 시절의 목표와 이룬 성과가 궁금하다.

A. 경영대 학장으로 지내면서 ‘혁신’을 강조했다. 경영학은 크게 관리와 혁신으로 나뉘는데, 관리 분야의 수업은 많이 개설되는 반면 혁신을 다루는 수업은 현저히 부족했다. 혁신 관련 수업을 늘려 창업을 하는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고, 창업을 할 때 마주하게 되는 불확실성과 실패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경영대 인재들이 국부 창출의 핵심인 글로벌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일하기를 바란 내 마음과는 달리, 학생들 대다수가 변호사나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에 학생들이 창업을 하거나 벤처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학장 시절 국내 최초의 창업 관련 학사 과정인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올해로 벤처경영학은 10주년을 맞이해 홈커밍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졸업해 창업을 하고, 법인 기업을 설립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뿌듯함을 느낀다.

 

Q.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우선 학생들에게 겸손한 태도를 가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삶은 목표하거나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삶의 많은 부분은 운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서울대 학생들은 어느 정도 운의 특혜를 받은 학생들인 만큼,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겸손한 자세로 살아갔으면 한다. 또, 안전을 추구하기보다는 위험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안전을 추구해서는 나라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상위 1%에 해당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실제 경영을 하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나, 순수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을 연구하는 어려운 일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김병도 교수는 경영학자로서 걸어온 길을 회상하며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 덕분에 어떤 일을 해도 행복감을 느꼈다”라며 긍정이 주는 힘과 가치를 강조했다. 정년에 대한 아쉬움보다도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김 교수. 그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처럼, 그의 앞날에도 긍정의 빛줄기가 펼쳐지기를 바란다.

 

사진: 박선영 수습기자

leena120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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