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편의 날카로운 보도 기사보다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학교를 떠나는 이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담은 『대학신문』 2074호에서 심층 인터뷰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대학신문을 읽고’ 코너에 글을 기고해 달라고 요청한 이는 『대학신문』 기자인 학과 친구였다. 평소 신문에 들이는 그의 노력을 알고 있었기에 종종 가판대에서 『대학신문』을 집어 들고는 했지만, 사실 끝까지 읽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람 냄새’가 나지 않아서였다. 대학 안팎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충실히 다룬 기사는 많았으나 정작 그 사건 속 사람에게 주목한 기사는 적었다. 사람이 느껴지지 않다 보니 쉽사리 공감되지 않았다. 

대학 초년생으로서 고민과 부담감이 심했던 나머지 『대학신문』 속 세상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렵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에는 항상 두려움이 앞선다. 기고문을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과연 내가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한참을 망설였다. 아직 어린애 같은 내 모습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훌륭한 어른으로만 보였다. 그들을 바라보며 의문이 들었다. 이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고민과 걱정의 시간을 보냈을까.

『대학신문』 2074호에서 그 답을 얻었다. 다수의 인터뷰 기사에서 졸업과 정년을 맞이한 인생 선배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전공도, 나이도, 지위도 모두 다르지만 인생 선배들의 조언은 대부분 비슷했다.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현재를 즐겨라,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라. 어찌 보면 뻔한 조언이지만 제법 큰 위안을 얻었다. 그들이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고민과 도전, 그리고 실패의 연속이었음을 깨닫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또한 이번 졸업·정년 특집호를 읽으며 『대학신문』이 학내 언론으로서 갖는 역할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됐다. 학내외의 ‘사건들’에 주목하는 기사도 필요하지만 대학의 다양한 ‘사람들’을 조명하는 글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대학신문』의 심층 인터뷰 기사들은 대개 취임·정년·졸업 등 특별한 행사가 있는 때에만 작성되고는 했으며, 특히 특집 기사를 제외하면 교수진 인터뷰가 대부분이었다. 평소에도 학생이나 교내 근로자 등 보다 다양한 학내 구성원의 진솔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심층 인터뷰가 더 자주 지면에 등장하기를 바란다.

떠나는 이들의 조언을 마음에 새기며 이번 학기에는 조금 더 용감하게 도전해 보기로 다짐한다. 『대학신문』 기고라는 작은 도전도 삶의 소중한 자양분으로 작용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새로운 삶의 길을 떠나는 인생 선배들의 빛나는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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