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16동)와 음대 예술관2(54동), 예술관3(55동)이 올해 말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앞둔 가운데 대체 공간 마련과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대체 공간 마련 상황=사회대는 오는 12월 사회과학도서관 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이번 16동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는 구역을 나눠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공사 구역은 대체 공간이 모두 마련됐으나, 2단계 공사 구역은 1단계 공사가 진행되는 36개월 동안 계속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2단계 공사 구역에는 △교수 연구실 △대학원 연구실 △행정 공간 △학생 공간 등이 남아 있다. (『대학신문』 2023년 8월 28일 자) 공사가 이뤄지는 바로 옆에서 생활해야 하는 만큼 소음과 분진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사회대 측은 대체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없었다. 사회대 권숙인 학장(인류학과)은 “공사 계획이 두 단계로 나뉜 것도 대체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인 제약을 설명했다.

한편 오는 11월부터 54동, 55동의 리모델링이 시작되는 음대에서는 학생들이 연습할 곳을 잃을까 걱정이다. 공사 대상인 54동에 연습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송예진 씨(음악학과‧19)는 “연습실은 음대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무거운 악기를 보관해두는 곳이기도 하다”라며 연습실 공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공사는 약 18개월이 소요되며, 그동안 음대는 기존에 사용하던 예술관연구동(49동), 예술관1(53동)의 강의실과 실기 지도실 총 15곳을 대체 연습실로 개조해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62개의 연습실도 실기 기간이 되면 부족했던 만큼 공간 부족이 우려되지만, 음대도 더 이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음대 서무행정실 김석 선임주무관은 “시흥캠퍼스에까지 문의했지만 대체 공간을 더 얻을 수는 없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단과대들이 대체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이유는=사회대와 음대가 대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캠퍼스 내 유휴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있다. 김석 선임주무관은 “16동 공사 등 이미 학내에 진행 중인 공사가 많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대체 공간이 없었다”라며 캠퍼스 공간 현황을 설명했다. 사회대 최충현 행정실장도 “여분의 공간이 있다면 공간 확보가 쉽겠지만, 지금 서울대는 너무 포화 상태”라고 답했다. 결국 캠퍼스 공간 사정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리모델링 공사에서 대체 공간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행 규정상 대체 공간 확보는 단과대에 일임돼 있다. 작년 발간된 ‘서울대 캠퍼스 마스터플랜 2022-2026’에 따르면, 시설사업을 심의하고 진행하는 것은 대학 본부의 업무다. 사업 계획이 발의된 후 사업 구체화 및 심의는 기획처와 기획위원회에서, 확정 후 설계 단계부터는 시설관리국이 담당한다. 하지만 공사 기간에 사용할 대체 공간을 실제로 확보하는 일은 해당 단과대에서 맡는다. 기획과 나경훤 선임주무관 역시 “대체 공간 확보는 기본적으로 단과대의 소관”이라고 밝혔다. 

 

◇아쉬웠던 학생과의 소통=사회대와 음대 모두 공사 일정 지연 등의 여러 변수로 인해 학생 대상 공지나 의견 수렴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사회대는 착공 약 3개월 전인 5월 26일 처음으로 전체 학생들에게 공사 일정과 대체 공간 조성 계획을 메일로 공지했다. 공지가 늦어진 이유로 권숙인 학장은 “원래 최종 설계안을 지난해 10월경 시설기획과에서 확정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로 건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이후 설계가 변경되면서 올해 3월 15일에야 확정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공사가 지연되는 동안 교수회의에서는 관련 정보가 공유됐으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나 공지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10명의 사회대 학부생이 사회대 측의 무관심한 운영과 학생회의 소극적인 태도를 규탄하며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132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사회대 측의 리모델링 공사 공지가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울 정도로 불충분했고, 사회대 학생회는 학장단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먼저 공유받았음에도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사회대 강민준 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21)은 “대체 공간 조성안을 처음 공유받고 논의를 시작한 것은 4월 20일이지만, 조성안이 자주 변경돼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전체 공지를 미룬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사회대 학생회는 학장단과 면담을 지속했고, 사회대 측은 6월 29일 학부생 대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편 대학원생들도 사회대 대학원자치회 연석회의(준비모임)를 결성하고 대학원생 대상 설명회를 요구했다. 학장단은 이를 받아들여 5월 30일 대학원생들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준비모임은 2단계 공사 구역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사회대의 대책에 반발하며 지난 7월까지 학장단과의 면담,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을 이어갔다. (인터넷 『대학신문』 2023년 7월 25일 자) 155명의 서명을 모은 공동성명에서 강다겸 씨(사회학과 석사과정)는 “연구실은 동료 간 교류와 생활이 이뤄지는 대학원 공동체의 거점”이라며 연구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사회대 이정민 학생부학장(경제학부)은 “오는 12월에 완공될 연구공원의 일부 공간을 사회대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문의해둔 상황”이라며 “현재는 대학원생들도 우선 12월까지 대책을 기다려주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음대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김석 선임주무관은 “앞서 진행된 53동 공사가 업체 사정으로 지연되면서 이번 54동, 55동 공사도 미뤄졌다”라며 공사 계획이 늦춰진 정황을 설명했다. 한편 음대 박지현 학생회장(음악학과‧22)은 “연석회의 의장이었던 지난 2월 중순에 처음 리모델링 소식을 들었고, 학생회장 임기가 시작된 지난 4월에 학장단 및 행정실과 대체 공간 조성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일반 학생에 대한 단과대 차원의 공지는 6월 26일에야 이뤄졌다. 박 학생회장은 “원래도 연습실이 부족해 증설을 요구해 왔는데, 연습실이 15개로 줄어든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라며 “학우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대응은=당면한 공사 일정 속에서 추가 대책을 모색하고 구성원과 소통하는 것은 결국 단과대의 몫이다. 이정민 학생부학장은 소음과 분진 문제에 대해 “1단계 공사 구역 주위로 이중 방음벽을 설치하는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며 “특히 대학원생들이 우려하는 사항들은 16동에 남은 구성원 모두의 문제인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11월부터 사용할 수 있는 연습실이 대폭 줄어드는 음대에서도 학생회와 행정실을 중심으로 대책을 논의 중이다. 박지현 학생회장은 “연습실 지원금 확보 및 연습실 연장 운영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오는 11일에 연습실 사용 실태, 예상되는 어려움 등에 대한 전반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후 대응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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