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래 직원(식품동물생명공학부)
이나래 직원(식품동물생명공학부)

미디어 세계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미술 작품도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던 작품을,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우리 생활에 미술 작품이 현대성과 융합돼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까?

삶에서 예술은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작품을 보고 그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거나,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요즘 이런 예술 작품을 사람들은 단순히 ‘소비’하려고만 한다. 유명 작가부터 출판 작가, SNS의 작가까지 누구나 미술 작품을 사고팔 수 있다. 특히 이제는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됐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전공자가 아니니까 소비하는 것으로 만족해’, ‘전공자가 아니어도 미술품을 사는 건 좋아’라는 답변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는 작품을 소유하고 있다가 사진첩에 있는 사진처럼 꺼내 보는 식이 대부분이라, 결국은 그 작품의 사진을 보는 셈인 것이다.

그러나 현대 미술에서는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중요한 주체가 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작품 자체가 되기도 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시각적으로만 경험하는 것을 넘어 모든 감각을 동원하고, 몸의 경험뿐 아니라 뜻밖의 낯선 심리적 경험을 체험할 수도 있다. 즉 현대 미술은 주체가 만들고 관객은 수용하는 일방적인 관계를 넘어, 관객 스스로가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감성과 감상을 만들어 내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공유되고 융합돼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고 완성된다.

따라서 이제라도 미술 작품을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작가 의도를 유추해 제목으로 넘어가고 작품 속의 중심부, 큰 부분, 작은 부분까지 헤아려야 한다. 이렇게 스무고개를 하다 보면 단순히 작품을 보고 느꼈던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깊이 숙성된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다. 또한 디지털과 밀접한 MZ세대는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제2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또 한 번 작품을 탄생시킨다. 예를 들어 한 명화가 있다고 하자. MZ세대는 이 작품을 ‘꾸미기’ 시작한다. 작품과 조화를 이루게 스티커 또는 직접 만든 조각들을 붙여서 꾸민다. 그리고 작품의 전체 이미지를 인쇄해 지갑 또는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작품과 일상생활을 함께한다. 예전에는 ‘소유’가 목적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예술 작품이 ‘함께하는 삶’이 된다. 그리고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도 가능해 작품을 통한 커뮤니케이션도 만들어진다. 어떻게 하면 내 아티스트의 작품을 더욱 잘 꾸밀 수 있을지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게 변화하는 현상을 보니, 어쩌면 예술가들은 관객이 작품을 통해 인류가 소통의 목적을 찾는 것을 원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서로 좋아하는 작품이 다르더라도 모두 즐기고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기에, 동시대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단순히 현대 작품들을 ‘소유’하고 있는 시대보다 이제는 인생의 낙이 되고 소통의 창구가 되는 문화 트렌드로 여기며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다. 나아가 이런 다양한 활용을 하는 관객 덕분에 그들이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향유하는 거대 집단이 돼 예술계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수많은 예술 장르 중 유독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미술. 앞서 언급한 방법도 정답은 아니다. 그러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충분히 자신의 감상 스타일을 만들어 미술과 삶을 즐겨보자. 자, 이제 여러분도 미술 작품을 마음껏 감상하고 즐길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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