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은 1학년 교양과목으로, 물리천문학부에서 개설된다. 해당 강좌의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실험’의 수강이 필요하다. ‘물리학실험’ 강좌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실제 실험의 기회를 제공해 ‘물리학’에서 학습한 물리 법칙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런 교과목 취지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실험’ 강좌의 문제점에 대한 목소리는 끊임없이 커지고 있다. 

현재 ‘물리학실험’ 강좌는 수강신청이 어렵기로 유명하다. 수강신청에 실패해 졸업예정자가 졸업을 미루는 경우마저 생긴다. 가장 큰 문제는 교과목을 담당할 조교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리천문학부 대학원 입학자 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며, 대학원생들 사이에서도 해당 강좌의 조교직은 기피 대상이다. 반복적인 보고서 채점 업무와 연구를 병행하기 버겁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조교가 여러 분반을 맡아 업무 과다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학기에는 조교 수 보충을 위해 학부생 조교를 선발했을 정도다.

실험 과목에 대한 동시수강제도가 폐지된 점도 ‘물리학실험’의 문제를 가속한다. 학기 내내 퀴즈를 시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던 강좌이기에 중도 포기자가 많았다. 수강취소를 한 학생들이 축적되면서 점점 수요 인원이 증가하게 됐고, 결국 수요 인원에 비해 수강 가능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분반 개설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 축적된 인원은 줄어들지 못하고, 학생들의 불만은 매해 쌓여간다.

같은 맥락에서 ‘물리학실험’ 과목의 평가 방식이 다른 실험 과목과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화학실험’, ‘통계학실험’을 비롯한 다른 실험 과목은 모두 등급제(A~F)로 개설되지만, 최근 ‘물리학실험’의 평가 방식은 급락제(S/U)로 변경됐다. 실험 과목마다 평가 기준은 상이하겠지만, ‘물리학실험’의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물리학’과 ‘물리학실험’의 수요는 늘어나고, 고질적인 문제는 계속해서 심화한다.

해당 문제점은 물리천문학부 간담회가 열릴 때마다 수면 위로 떠오른다. 누군가 목소리를 내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어 모두가 발만 동동 구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첨단융합학부가 신설되는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학습 계획과 교과목의 개설 취지가 모두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물리천문학부뿐만 아니라 자연대 및 공대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김가연

물리천문학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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