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고, 쓰고, 만들어 온 입장에서 소속된 학보사가 아닌 타 학보사의 신문을 평가하는 것은 설레고도 두려운 일이다. 얼마나 오랜 수고와 고심을 거쳐 한 호의 신문을 세상에 펼쳐내는지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신문은 기사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기사의 배치, 글을 설명하는 사진, 제목, 텍스트의 분량으로도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기에 기자는 기사의 내용뿐 아니라 다른 것으로도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취재면은 교육환경개선협의회,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비롯해 교내 시설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다만 1면 사진의 경우, 축제임을 알 수 있는 요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사진이 9면의 학내문화에, 1면 하단의 기사를 잘 설명하는 3면의 사진이 1면 사진으로 실렸다면 축제와 교내 회의로 나뉜 1면의 분위기를 통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면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전체학생대표자회의 기사 제목에서는 ‘막차가 끊겨도 계속된’이라는 텍스트가 눈에 띄었다. 기사의 흐름상 해당 내용은 제목을 구성할 만큼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이어진 3면의 기사에서는 안건을 나열하고 토론 내용을 보고했을 뿐, 나눠서 배치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1면과 3면에는 기사와 바이라인 사이에 사진 하나가 들어갈 만한 공백이 남아 있다. 분량이 모자란다면 1단이라도 기사를 설명하는 사진과 캡션을 넣어 주목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면의 경우 시의성 있게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바라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알찬 인터뷰와 르포를 통해 현실을 세세히 전달했으며, 텍스트의 압박이 심할 것을 고려해 소제목과 꼭지 제목을 크게 배치한 점에서도 독자에게 친절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다만 르포 기사인 만큼 기자가 직접 방문한 야학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면 더욱 생생한 지면이 나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5면의 경우에는 텍스트로만 구성된 기사와 공백이, 6면의 경우에는 책 감상평만이 지면을 채우고 있다. 12면부터 15면까지는 학생부터 교수까지의 기고가 네 개의 면을 차지한다. 『대학신문』의 2077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사는 기고와 서평 등을 제외하면 9개뿐이다. 기자는 신문을 어떻게 채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기삿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과연 『대학신문』이 16면이라는 많은 지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물음을 던지고 싶다. 학보사는 학생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외부인이 대학 내부 상황을 한눈에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기자들이 그 무게를 인지하고 지면을 기고와 공백보다는 더 나은 양질의 기사로 채워나가기를 바란다.

 

신연경 편집국장 

「서울시립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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