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다섯째 주 월요일은 장장 6일에 걸친 긴 추석 연휴로의 도입을 알린 한 주의 시작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추석에도 대가족으로 모이기보다 공항으로 떠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 21세기의 민족 대명절은 더 다양하게 변화한 모습으로 굴러갔다. 그리고 『대학신문』 2078호는 최대의 가족 행사를 앞두고 조금은 다르게 살아가는 어느 가구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자취 3년 차에 돌입한 내게 식사란 매일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급격하게 오른 물가와 떨어져 가는 용돈, 정신없는 시간 속 천원의 식사는 금전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청년 1인 가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대학신문』 1면과 3면을 장식한 ‘천원의 식샤’ 행사와 기금 유치를 위한 고민의 흔적들은 그렇게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따뜻한 공감을 담아냈다. 한편, 2078호의 5면은 마냥 여유로운 명절을 기대하지 못하는 ‘영 케어러’의 불안도 조명하고 있었다. 특히 방문 돌봄을 지원하는 복지 서비스가 부족해 남은 돌봄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영 케어러 가구의 그림자는 여행 붐이 이는 연휴 시기와 대비돼 우리에게 고민할 여백을 만들어 줬다. 

『대학신문』이 8면 전체를 들여 풀어낸 것은 노인 가구의 이야기였다. 최근 노인 돌봄 문제에 관심이 많았기에 더 눈길이 갔다. ‘시간표를 돌본다’는 표현, 요양원의 인력 부족, 노인 돌봄이 민간화되고 산재해 있다는 점. 이와 같은 문제의 연쇄적 고리 속에서 먼저 고령화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길을 돌아본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노인의 단순 연명이 아닌, 그들의 생기 있고 주체적인 삶을 위해 더욱 열성적인 논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고령화 시대, 어쩌면 우리의 문제일 그것에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국가 차원에서의 시스템 개선도 분명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의 인물상과 그것에서 파생될 수 있는 또 다른 청년의 고뇌 지점을 열어뒀다면 더 입체적인 연결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연휴가 지나고 가족 간의 사랑과 돌봄을 충당했을 지금, 『대학신문』은 우리가 잊고 있던 또 다른 가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애정과 돌봄이 향해야 할 곳을 생각하게 했다. 『대학신문』이 곳곳의 청년들의 모습을 담아 독자에게 더 큰 공명을 일으키기를,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변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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