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드라이브도 줄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너마저’

학내 구성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원드라이브 용량이 대폭 줄어든다. 지금은 인당 5TB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1GB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용량의 5,000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1GB면 일반적으로 30분가량의 영상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원드라이브는 클라우드 기반의 파일 저장 및 공유 공간 제공 서비스다. 이는 워드, 액셀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오피스 365’에 포함돼 있다. 오피스 365는 정보화본부가 2015년 구입한 ‘MS 캠퍼스 라이선스’의 일부로 재적생과 현직 교직원에게 제공됐으며, 이에 원드라이브도 5TB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월 말 원드라이브 용량 감축을 골자로 하는 오피스 365 정책 변경안을 돌연 통보했고, 정보화본부는 지난달 27일 마이스누 공지를 통해 이 소식을 알렸다. 공지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부터 1GB 용량을 초과한 자료는 자동 삭제될 예정이다. 소식을 들은 구성원들은 부랴부랴 원드라이브의 자료를 이관할 곳을 찾고 있다.

학생들이 ‘클라우드 유목민’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학내 구성원에게 무제한 용량을 제공했던 구글 드라이브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용량이 대폭 줄었다. 이에 구글 드라이브에 있던 자료를 원드라이브로 옮기는 움직임도 있었다. (인터넷 『대학신문』 2022년 7월 11일 자) 그런데 이제는 원드라이브마저 용량을 줄이니 대용량 자료는 오갈 데가 없어졌다.

아예 개인적으로 저장 공간을 구매하는 학생들도 있다. 정우성 씨(경영학과·20)는 “데이터 연동성이 좋아 원드라이브를 500GB가량 사용하고 있었다”라며 “용량이 줄어든다는 말을 듣고 저장 공간 1TB를 따로 결제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더 이상 무료는 아니더라도, 본부에서 서비스를 공동구매해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보화본부 측은 원드라이브 용량을 추가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구글의 정책 변경에 대응해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유료 서비스를 구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관련해 정보화본부 관계자는 “두 서비스의 성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경우 기관 메일과 드라이브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정보화본부에서 별도 계약한 것이기에 본부의 돈을 투입할 수 있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MS 캠퍼스 라이선스 계약은 운영체제 등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것이 주목적이었고, 원드라이브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부가 서비스로 제공했을 뿐이라는 말이다. 더불어 정보화본부는 “서울대와 구성원 수가 비슷한 다른 대학도 추가 구매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구성원에게 무료 제공되는 클라우드 저장 공간은 구글 드라이브 20GB와 원드라이브 1GB뿐이다. 두 서비스 외에 학교 차원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따로 없다. 다만 정보화본부 관계자는 “학교 과제물 파일 등은 전체 클라우드 용량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용량을 잡아먹는 것은 오히려 소수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올리는 동영상이 대부분으로, 용량 감축이 보통의 사용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반면 난감해하는 구성원도 있다. 일반 계정에도 15GB의 구글 드라이브와 5GB의 원드라이브가 무료 제공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학생 계정을 이용할 메리트는 크지 않다. 지난달 말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이번 용량 감축으로 인한 불편이 여럿 제기되기도 했다. 박종욱 씨(지구환경과학부 박사과정)는 “필수적인 학업 자료로만 원드라이브 200GB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연구 자료를 저장 및 공유할 일이 많은 이공계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현재 제공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매우 부족하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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